해외 트래블 전종식의 미국 답사기

전종식의 미국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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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부·캐나다를 다녀와서-

▲자유의 여신상

미국 동부와 캐나다 9박 10일 패키지에 이어서 7일간 뉴욕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8월의 더위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회갑여행’이라 했더니 두 아들이 협찬까지 해주어 살짝 감동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아침 10시 출발이라 기내에서 뒤척거리며 미국과 캐나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초등학교 시절 백인 병사와 한국인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그때는 튀기라고 했음) 친구가 있었다. 기억으로는 주위에서 이 친구를 많이 놀리고 멸시했다. 얼마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지금은 잘 살고 있다 한다. 우리나라에서 계속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다양한 색깔을 포용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며 성조기 아래 이념, 인종에 상관없이 ‘미국은 하나’라는 다짐이 세계 최강 미국 힘의 원천일 것이다. 엿새 동안 자유 일정을 보낼 뉴욕은 다양성의 정도가 더하리라. 또한 미국과 캐나다는 자연의 혜택을 많이 누릴 것이다.

83<첫째 날>

패키지여행 시작이다. 입국신고 때부터 실망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서인지 입국신고부스를 한 개만 운영했다. 너무 많이 밀리니 부스를 한 개 더 열긴 했지만 통과하는데 1시간 20분이나 걸렸다. 12년 연속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1위인 인천공항 시스템에 익숙해 있는 우리로서는 짜증이 났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였다. 센트럴파크에서 첼시마켓으로 가는데 교통지옥(a terrible traffic jam)이었다. 비가 살짝 내리는 금요일 오후여서인지 평소 20분 거리를 3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첼시마켓은 버려진 공장을 개조해 멋스러운 쇼핑몰과 식당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부산 망미동 F1963(카페 테라로사)과 비슷하였다.

▲첼시마켓

불편함 또 한 가지. 길이나 부피, 무게를 재는데 미국은 아직도 과거의 계측법(야드, 마일, 파운드, 섭씨가 아닌 화씨로 기온측정)을 사용하는데 미터법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불편하였다. 숙소인 호텔의 에어컨이 화씨로 되어 있는데 이를 섭씨로 환산하려면 계산식이 복잡하다.

1993년에 미국으로 이민왔다는 우리 가이드의 간편 계산법은 (F-30)/2 = C. 호텔에 가서 78~80°F에 맞추라는데 이를 간편 계산법에 적용해보면 24~25°C. 여름철 적정 실내 기온은 맞다. 뉴욕에 있는 한인들은 이 계산법에 익숙해 있단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불편하였다.

84<둘째 날>

워싱턴 D.C.를 가기 위해 볼티모어를 거쳤다. 볼티모어로 가려면 델라웨어 메모리얼 브리지를 건너야 하는데 부산의 광안대교와 비슷한 느낌이다. 멀리서 바라보는 볼티모어는 강과 바다와 평원이 잘 조화된 도시였다. 푸르름과 광대함이 부러울 따름이다.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이다. 영국인 과학자 스미손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미국의 박물관이다. 종합 박물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입장료는 무료다. 이런 박물관에 공짜로 입장할 수 있다니 미국의 통 큰 시스템이 부럽다. 여기서 부러운 것 또 한 가지. 미국의 기부문화이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기부에 의해 만들어졌고 후에 언급할 미국의 유명 박물관이 주 1회씩 무료 입장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후원자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정착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부문화가 많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회의사당
▲백악관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
▲자유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 글귀
▲링컨기념관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외관), 워싱턴 기념탑, 백악관, 제프슨 기념관,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 링컨 기념관을 둘러보았는데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 있는 글귀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가 인상 깊었다.

85<셋째 날>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다

아침 기온 20°C. 버스로 6시간 이상 걸리는 나이아가라로의 이동을 위해 이른 조식 후 호텔을 나섰다. 캐나다 국경이 가까워지자 가이드가 여러 번 당부한다. 과일은 절대 안 된다. 여권은 이렇게 펴서 검사원에게 보여라 등등. 한국과 일본처럼 미국과 캐나다도 앙숙이기에 까다롭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려서 쉽게 통과했다. 아무래도 가이드의 엄포 같다.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다. 멀리서 봐도 멋지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경계로 미국과 캐나다로 나누어지는데 캐나다 쪽이 훨씬 장관이다. 미국은 배 아프겠다. 정확한 통계인지 모르나 가이드의 얘기로는 뉴욕에 사는 한국인 중 나이아가라를 생애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1/3정도란다.

▲폭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인파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아내와 함께

경제적, 시간적 문제가 아닌 입국심사의 까다로움 때문이란다. 1년 365일 변함없이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폭포. 폭포를 지나는 수량이 전 세계 내수면 수량의 1/4 정도라니 대단하다. 후쿠시마 원전발전량 2배의 전기를 생산한단다. 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스카이론 레스토랑 전망대에서 점심식사. 폭포 뷰를 위해 식당 전체가 45분에 1회전하는데 멋지다. 호사를 누린다는 느낌. 근처 헬기장으로 이동해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을 돌아보는 헬기투어 시승. 급류를 거스르는 제트보트 체험. 용기를 내어 맨 앞자리 탑승. 나이아가라 생수 좀 들이켰다.

86<넷째 날>

Horn Blower 배를 타고 폭포 깊숙이 들어가 보는 탑승 체험. 캐나다에서 탑승하는 사람은 황색 우의를, 미국에서 탑승하는 사람은 적색 우의를 입는단다.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수량에 감탄만 연발. 이런 대자연의 혜택을 받는 국민은 정말 복 받은 겨.

▲CN타워

토론토로 이동. CN타워에 올라갔으나 날씨가 흐려 전망이 좋지 않음. 과거 양주를 만들던 공장을 활용하여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보행자 전용거리로 변화시킨 디스틸러리 디스트릭 방문. 2시간 정도의 여유만 있다면 소품으로 몇 바가지는 구매할 듯.

▲토론토 (구)시청사 앞의 위령자탑

토론토 (구)시청사 앞의 위령자탑은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많은 수(캐나다 군인 총원 대비)의 군인들을 추모하는 탑으로 캐나다 전사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는 상당한 듯. 토론토는 시내에도 자연림이 많고 집만 나서면 공원인 듯.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순위 7위답다.

87<다섯째 날> 세인트로렌스강의 크고 작은 1,86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천섬 관광

▲천섬내 섬을 잇는 다리

천섬유람선 시간을 맞추기 위해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식사. 부자들이 별장으로 쓰기 위해 섬을 구입했다는데 아주 작은 섬도 있음. 3미터 정도의 다리로 작은 섬을 연결했는데 오작교 같네요. 파도가 거의 없어 안전하다는데 글쎄올시다. 몬트리올로 이동.

▲몬트리올올림픽 경기장

몬트리올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의미를 부여할만한 도시다. 1976년 양정모 선수가 레슬링 종목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곳이기 때문. 저녁식사로 뚱뚱이 랍스터에 와인 2잔 걸쳤더니 기분 나이스. 도수 높은 몰슨(10.2%)이라는 맥주가 있다 길래 숙소근처 마트로 갔다. 병맥주는 있었으나 캔이나 패트병에 담겨있는 건 찾을 수 없었다. 종업원에게 물어 보고자 했더니 영어를 몰랐다. 캐나다의 멋진 가을단풍과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올 텐데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캐나다인은 전 국민의 30% 정도란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캐나다인의 소득이 프랑스어만 사용하는 캐나다인들보다 훨씬 높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생각난다.

88<여섯째 날>

▲퀘백 몽모랑시 폭포

퀘벡으로 이동. 케이블카를 타고 몽모랑시 폭포에 도착했으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본 후라 감흥이 떨어짐. 다름 광장, 뜨레조르 거리, 올드퀘벡 케이블카 탑승, 루아얄 광장 방문. 루아얄 광장에서 바라본 세인트로렌스 강은 마치 거대한 바다 같았다. 온타리오 호수에서 발원한 세인트로렌스강은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시티를 품은 어머니의 젖줄, 캐나다의 젖줄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하여 개인적으로 가진 캐나다에 대한 환상은 많이 깨졌다. 언어 소통의 어려움,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사회적 시스템, 게으르게 보이는 국민성. 역시 미국이 한 수 위다. 국경을 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는 가이드의 엄포가 있었으나 10분 만에 신속하게 통과. 숙소가 있는 뉴헴프셔 주도인 콩코드로 직행했다.

89<일곱째 날>

▲하버드대학교 기숙사

보스턴으로 이동. 퀸시마켓 방문, MIT(외관), 하버드대학교 방문. 자주 느끼지만 세계 여행지마다 중국인이 넘친다. 특히 하버드대학교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입장 가능한 곳곳마다 사진에 담으려는 중국인 학부모와 학생들로 인산인해. 국내 대학처럼 콘크리트 이미지가 아닌 잔디밭으로 둘러싸인 목가적인 느낌은 좋았다.

▲록펠러센터 광장

록펠러센터 광장, 타임스퀘어 광장 방문. 이번 여행의 백미 두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와 타임스퀘어 광장의 전광판과 그 아래 파도처럼 넘실대는 수많은 인파. 뉴욕 제일의 번화가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광고판이 있어 감개무량.

▲뉴욕 야경

뉴욕 야경은 거리가 멀고 건물 바깥에 광고판이 없어서 그런지 홍콩야경보다 화려함이 떨어진다.

810<여덟째 날>

▲황소상
▲미연방정부청사 기념물
▲월 스트리트

배터리파크, 아메리카인디언 박물관, 황소상, 트리니티 교회, 미연방정부 청사 기념물, 뉴욕 증권거래소, 월스트릿을 지나서 유람선을 탑승하여 자유의 여신상 감상. 중국식 해산물 뷔페로 점심식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뉴욕

엠파이어스테이빌딩 전망대 관광. 지금부터 87년 전의 기술로 어떻게 이런 높은 건물이 가능했을까? 그것도 공사시작 1년 만에 준공했단다. 인간의 지식이나 원천기술 능력은 지금부터 5천 년 전인 고대 이집트 시대나 그리스 시대에 이미 완성 됐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센트럴파크로 이동하여 베데스타 분수 방문. 남자 동성애자의 웨딩사진 촬영이 있었는데 신선한 충격이나 현지인들은 무덤덤.

▲동성애자의 웨딩사진 촬영
▲Imagine 표지석

비틀즈의 존 레논이 살던 아파트가 가까워(그는 1980년 이 아파트 입구에서 광팬에 의해 암살됨) 공원 입구 바닥에 그의 곡 ‘Imagine’이라는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음. 현대미술관(MoMA) 무료로 입장.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마티스의 춤

고갱의 작품,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샤갈의 작품, 마티스의 춤, 모네의 수련, 잭슨폴락의 작품,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들을 보았는데 일반에 익숙한 작가와 작품이라 더욱 친근한 느낌이다.

811<패키지여행 마지막 날이자 자유여행 첫째 날>

아침식사시간. 어제 관람한 뮤지컬 팬텀(오페라의 유령)이 좋았단다. 전주에서 온 분은 우루사를 사기 위해 약국에서 온갖 바디랭귀지를 구사했으나 결국 못 샀단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엄청 웃었고 부산에서 오신 분은 우리 부부에게 몸조리 잘해서 자유여행 잘 마치란다. 정작 며느리의 산후조리를 위해 미국에 두 달 전에 오신 대전 출신 엄 사장 부인은 남자들끼리도 몸조리 잘하라는 얘기를 하느냐며 웃는다. 부산에서는 간혹 쓰는 말이라고 하니 박장대소다. 헤어질 때쯤 되니 마음의 벽을 모두 허물었나 보다. 일찍 그랬으면 좋았을 걸 모두 아쉽단다.

글·사진 _ 전종식 (전 외환은행 지점장)

<다음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