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 기고 ㅣ국가도시공원, 부산시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기고 ㅣ국가도시공원, 부산시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공유

제1호 국가도시공원 유치로 ‘낙동강 시대서부산 시대’를 열어야…

부산의 국가도시공원 운동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1999년 ‘100만 평 공원 조성’ 제안에서 출발해 수많은 시민과 시민단체가 참여했고, 범시민 서명운동과 오랜 제도화 노력 끝에 2016년 국가도시공원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후 법령 개정으로 지정 기준이 현실화되면서, 이제 을숙도를 중심으로 한 낙동강하구를 대한민국 제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왔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김승환 발행인 (사)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운영위원장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범시민추진본부 상임공동대표

지정 기준이 완화되면서 전국 여러 지자체가 국가도시공원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제 부산이 국가도시공원 운동의 발상지라는 역사성만을 내세워 제1호 지정을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지금 부산이 움직이지 않으면 제1호의 기회는 다른 도시로 넘어갈 수도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부산이 국가도시공원 제1호로 지정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의지의 표명이 아니라 실행이다. 시장이 직접 지휘하는 구체적인 ‘제1호 국가도시공원 유치 전략’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을숙도와 낙동강하구는 단순한 대규모 도시공원이 아니다. 낙동강의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하굿둑 개방이 이루어진 곳이며, 강과 바다, 육지와 해양을 연결하는 생명의 공간이다. 큰고니의 월동지이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중요한 거점이다.

동시에 하굿둑 건설, 쓰레기매립장, 분뇨해양처리장, 교량 건설 등 개발과 훼손을 겪었고, 다시 습지 복원과 생태계 회복을 위해 오랜 노력을 이어온 장소다. ‘훼손에서 복원으로, 복원에서 공존으로’ 지속해 온 을숙도만의 역사는 다른 도시가 쉽게 가질 수 없는 국가도시공원의 강력한 서사다.
따라서 제1호 국가도시공원을 유치하기 위해 부산시장께 다음 사항을 제안한다.

  • 첫째,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부산시정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켜야 한다

제1호 국가도시공원 유치는 어느 한 부서의 공원행정 업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도시공원은 생태·환경뿐 아니라 관광·문화·교통·도시계획, 지역경제와 균형발전이 결합한 부산의 미래 비전이다.

따라서 시장이 직접 챙기는 부산시 핵심 정책과제로 격상시켜야 한다. 국가균형발전과 기후위기 대응, 생태복원이라는 국가정책과 을숙도 국가도시공원의 가치를 연결해 부산의 제1호 지정을 국가적 의제로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시장이 직접 중앙정부와 국회를 찾아가 설득해야 한다. 제1호는 기다려서 얻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설득하고 경쟁해서 가져오는 것이다.

  • 둘째, 시장과 시민사회가 함께 뛰는 ‘원팀 부산’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

부산이 다른 도시보다 앞서는 가장 큰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시민의 힘이다. 국가도시공원 제도 자체가 부산 시민사회의 오랜 공원운동에서 출발했다. 100만평공원 운동에서 범시민 서명운동, 국가도시공원 제도화까지 30여 년 동안 시민들이 만들어 온 역사는 다른 도시가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없는 부산만의 자산이다. 이제 이 시민의 힘과 부산시의 행정력을 결합해야 한다.

부산시장·행정·시민사회·전문가·학계·지역 정치권이 참여하는 ‘제1호 국가도시공원 유치 원팀 부산’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부산시는 법적·행정적 지정요건과 중앙정부 대응을 책임지고, 시민사회는 전국적인 여론 형성과 시민참여를 확대하며, 전문가와 학계는 을숙도의 국가적·세계적 가치를 뒷받침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 역시 정파를 넘어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시민 토론회와 학술 행사, 전문가 포럼, 전국 시민단체 연대를 추진하여 “대한민국 제1호 국가도시공원은 부산이어야 한다”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적인 민관협치가 아니라 실제로 함께 움직이는 민관 공동 유치전이다.

  • 셋째, 국가도시공원으로 ‘낙동강 시대서부산 시대’를 열어야 한다

제1호 국가도시공원 지정 자체가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도시공원은 단순히 공원 하나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국가도시공원을 지렛대로 낙동강 시대와 서부산 시대를 열겠다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국가도시공원은 부산의 도시 구조와 미래 발전축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부산의 관광과 도시 발전은 해운대와 기장을 중심으로 동부산권에 집중되어 왔다. 이제 낙동강을 중심으로 서부산의 새로운 발전축을 만들어야 한다.

을숙도 국가도시공원을 지역에 한정하지 말고 을숙도에서 맥도로, 낙동강하구에서 금정산까지 이어지는 부산의 광역 생태축으로 구축해야 한다. 더 나아가 사하·강서에서 김해와 창원·진해까지 연결되는 광역 생태·문화·관광 네트워크로 발전시켜야 한다. 동부산에 해운대와 기장으로 대표되는 역동적인 해양관광이 있다면 서부산에는 낙동강과 을숙도를 중심으로 한 생태·휴식·치유의 ‘느린 관광, 생태관광’이라는 또 하나의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도시공원과 국립자연유산원, 부산현대미술관,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연결하고 교통 인프라와 생태 탐방 체계를 구축한다면 낙동강하구는 세계적인 생태·문화관광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관광객과 투자를 원도심과 서부산으로 확산시키고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화와 관광을 활성화함으로써 부산의 오랜 동서 격차를 완화하는 새로운 도시 균형발전 전략이 될 것이다.

넷째, ‘새로운 연결의 공원’을 부산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을숙도 국가도시공원의 미래 개념으로 ‘새로운 연결의 공원’을 제안한다. 사람과 자연, 시민과 철새, 도시와 강, 생태와 문화, 동부산과 서부산, 부산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공원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국가도시공원은 단순히 크고 아름다운 공원이 아니다. 생태복원·기후위기 대응·시민의 삶·문화·교육·관광·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도시의 통합 플랫폼이어야 한다.

다섯째, 국가도시공원 유치의 목표를 선언해야 한다.

지금 부산은 국가도시공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오랜 기간 부산 시민들이 국가도시공원의 씨앗을 뿌리고 제도를 만들어냈으며, 이제 실제 제1호 공원을 지정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 그러나 전국 여러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과거의 성과만 이야기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지금 전재수 부산시장이 국가도시공원 유치의 목표를 선언하고 그 중심에서 직접 지휘해야 한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도시공원은 낙동강하구에 유치한다.”

이를 부산시의 핵심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제1호 국가도시공원을 발판으로 서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물론 제1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1호’라는 이름은 기록에 남지만, 어떤 공원을 만들었는가는 역사에 남는다.

을숙도에서 시작해 낙동강하구와 서부산 전체로 확장되는 국가도시공원, 자연을 지키면서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원, 서부산을 세계적인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만드는 공원, 부산의 동서격차를 완화하는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30여 년 전 시민들이 시작한 100만평공원의 꿈을 부산시장이 시민과 함께 완성할 차례다. 대한민국 제1호를 넘어 세계 도시들이 찾아와 배우는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그리고 그 공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낙동강 시대·서부산 시대’를 여는 것이다.

지금 부산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약속을 넘어선 과감한 결단이며, 선언을 넘어선 실행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그 역사적 책임과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