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코가 뻥 뚫리는 청정한 겨울여행지 ‘홍천’

[홍천군 트래블] 코가 뻥 뚫리는 청정한 겨울여행지 ‘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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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패딩이 어색하지 않은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슬슬 추위가 감돌지만 주말이면 경치 좋고 놀 거리 많은 곳으로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굴뚝이다. 게다가 미세먼지까지 극성이니 공기 맑은 곳으로 떠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맘때 가기 좋은 여행지로 강원도 홍천이 있다.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전체 면적의 85%가 울창한 산림으로 이뤄진 홍천은 한국 100대 명산에 속하는 팔봉산, 공작산, 가리산, 계방산이 우뚝 서있는 곳이다. 산들은 저마다의 운치가 있고, 산 주변으로 유명한 관광지와 놀거리, 먹거리가 곳곳에 자리하며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반가운 손짓을 한다. 비발디파크, 알파카월드, 가리산레포츠파크 등 청정 자연 속에서 신나는 레포츠도 가능하니 다채로운 겨울여행지로 홍천만한 곳이 없다.

청정한 홍천 9수타사산소길

▲수타사 생태숲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홍천의 자랑거리 중 홍천9경이 있다. 홍천9경은 팔봉산, 금학산, 공작산, 가리산, 용소계곡, 가령폭포, 살둔계곡, 삼봉약수, 미약골로 이뤄져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 100대 명산에 속하는 산들이 홍천에 여럿 있다 보니 계곡과 폭포가 유명하다. 백암산 기슭에 있는 가령폭포와 기암괴석이 펼쳐진 용소계곡은 비경을 자아내고, 살둔계곡은 계방천과 자운천이 어우러진 곳으로 1급수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 열목어가 서식한다. 미약골은 맑은 용천수가 샘솟고 원시림의 자연생태를 잘 보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공작산의 수타사와 산소길이 있다. 한 마리 공작이 날개를 펼친 듯 산세가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 공작산이다. 공작산은 해발 887m로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홍천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홍천읍에서 바라보면 거인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형상이다.

공작산의 등산로를 따라 깊숙이 자리 잡은 수타사에 방문해봤다. 공작고개에서 시작해 2.7km 정도의 등산로를 천천히 걸었다. 산의 능선은 가파르지 않아 차분히 등산하기에 알맞다. 약수봉을 지나면 이내 수타사가 보인다. 천년고찰의 수타사를 둘러싼 산세가 어쩐지 다정하게 느껴진다.

▲수타사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창건 이후 내내 강원 영서 지방의 명찰로 꼽혀왔다. 대적광전 팔작지붕과 1364년 만든 동종, 3층 석탑이 보존돼 있고 보물 제745호 월인석보를 비롯한 대적광전, 범종, 후불탱화, 홍우당부도 등 수많은 문화재를 소장한 유서 깊은 고찰이기도 하다. 수타사의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기암절벽과 분재모양의 노송군락과 눈 덮인 겨울산도 일품이라 사계절 내내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까지 왔다면 수타사만 보고 돌아가지 말고 천천히 산소길을 걸어보자. 공작산 생태숲교육관에서 시작해 수타사, 생태숲을 거쳐 용담에서 돌아오는 3.8km의 코스를 ‘산소길’이라 부른다. 이 길을 걷는 내내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을 느껴볼 수 있다. 숲길 주변으로는 오래 자란 물푸레나무, 졸참나무, 귀룽나무 등이 자리하고 있어 맑은 공기를 뿜어낸다. 수타사 산소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여행하기 좋은 걷기여행길’에 선정된 바 있다.

고요히 흐르는 물길 따라 힐링 홍천강

▲홍천강

초등학교 시절, 외가 식구들과 여름휴가를 간 적이 있다. 그때 휴가를 즐긴 곳은 어느 강가였는데, 어린 내가 들어가 놀기에도 수심이 깊지 않았고 물이 맑아 긴 시간 물속에 머물렀던 기억이다. 물놀이하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어른들은 낚시를 즐겼고, 굵직하게 걸려든 물고기로 맛깔 나는 매운탕을 끓여먹기도 했다. 그 추억의 장소가 바로 홍천강이다.

홍천여행에서 홍천강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길이 143km의 홍천강은 수심이 낮고 수온이 따뜻하며, 강 유역이 넓고 주변에 관광지가 많아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붐빈다. 쏘가리, 동자개, 참마자, 누치 등 어종이 다양하고 풍부해 어느 곳에서나 낚시가 가능하며, 마곡에서 모곡, 개야리, 팔봉산, 화양강 여울로 이어지는 100km 구간이 최적의 낚시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 겨울이면 물놀이 인파가 사라진 홍천강변 주위 드라이브길이 사랑받는다. 44번 국도를 타고 팔봉산이 보이는 무렵부터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강물에 비친 산줄기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절경을 그린다. 주변으로는 펜션과 맛집들도 많은 편이라 드라이브 중 어느 곳이든 잠시 멈춰 식사를 하며 풍경을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청정 자연에서 레포츠를 즐기자! 비발디파크·가리산레포츠파크·알파카월드

▲어드벤처

청정한 자연의 혜택으로 신나는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바로 홍천이다. 일 년 내내 겨울만을 기다리는 스키·보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비발디파크도 홍천에 위치한다. 수도권에서 가까워 겨울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비발디파크는 334만 평 대규모 스키장을 비롯해 콘도와 유스호스텔 등 각종 레포츠 및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런가하면 울창한 산림 속에서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가리산레포츠파크’도 인기 만점이다. 이곳에서는 사전지식이나 훈련 없이 간단한 안전교육을 이수하면 누구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가리산레포츠파크의 ‘플라잉 짚’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가리산의 기암절벽을 가로지르며 쾌속 질주하는 짚라인으로, 총 969m 7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동력 없이 탑승자의 무게와 낙차에 따라 빠른 속력으로 이동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스릴 넘치는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자연목 혹은 인공폴을 이용해 2~5m 높이의 플랫폼과 시설물을 부착한 장애물 극복체험 시설 ‘포레스트어드벤처’,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된 GPR 시스템을 도입해 실전과 같은 모의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서바이벌 체험장, 360도 가까이 스윙하는 ‘하늘그네’ 등이 있다.

▲알파카월드

자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알파카월드’를 추천할 만하다. 알파카월드는 안데스 산맥에서 주로 서식하는 알파카들이 홍천의 푸른 숲 11만평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이색체험공간이다. 이곳의 알파카는 정기적인 목욕과 미용을 받기 때문에 자녀들이 안심하고 만져볼 수 있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뤄지므로 알파카로부터 위협을 받을 일도 없다.

일단 알파카월드에 도착했다면 전체를 크게 둘러볼 수 있는 알파카 사파리기차를 타보자. 사슴나라에서 출발해 별빛광장까지 올라가며 너른 홍천의 숲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기차에서 내린 다음에는 알파카와 힐링산책 코스가 마련돼 있다. 솜사탕처럼 폭신한 털의 알파카와 사랑스러운 산책 시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이색체험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곤충/파충류나라와 동물놀이터도 마련돼 있으며, 곳곳에 카페와 레스토랑도 마련돼 있어 출출한 시간도 달랠 수 있다.

▲홍총떡(메밀전병)

신나는 홍천여행을 마무리하며 돌아가기 전, 홍천의 특별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홍천전통시장으로 향하자. 홍천전통시장은 메밀전병 홍총떡, 올챙이국수, 메밀부침, 감자떡, 촌두부 등 홍천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향토음식이 가득한 곳이다. 특히 홍총떡은 홍천 산 메밀 100%를 사용해서 만든 메밀전병으로 홍천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이다.

▲홍천 늘푸름 한우

기운을 북돋워주는 특별한 메뉴가 필요할 때는 유명한 홍천한우가 제격이다. 국가브랜드대상과 명품브랜드대상을 각각 연속 6회, 연속 5회 수상한 홍천한우는 체계적인 사양관리로 육질1등급 이상의 판정을 받은 맛과 품질이 느껴진다. 홍천9경에서 시작해 레포츠를 즐기고 맛집까지 방문하면 청정한 자연이 주는 선물을 한 아름 받아 돌아가는 기분이 들 것이다.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