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헤이트 스피치가 만연한 사회

[취재수첩] 헤이트 스피치가 만연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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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헤이트 스피치’로 인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6월 19일 새벽 BJ 감스트는 외질혜, NS남순과 합동 생방송을 진행하며 ‘당연하지’ 게임을 진행했다. 이날 BJ 외질혜는 NS 남순에게 “XXX의 방송을 보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고 물었고 NS남순은 웃으며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이에 NS남순은 똑같은 질문을 BJ 감스트에게 했고 그는 “당연하지. 세 번 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국적, 인종, 성, 종교, 성 정체성, 정치적 견해, 사회적 위치, 외모 등에 대해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것으로 증오의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증오언설(憎惡言說)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성향이 폭력, 테러 등의 범죄행위로 드러나는 것은 증오범죄(hate crime)라고 한다.

이 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호주 한 방송사에서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에게 “UN에서 했던 연설은 헤어스프레이 제품에 대한 내용일 것”, “당신이 들어보지 못한 위대한 밴드” 등 수차례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한국은 ‘헤이트 스피치’에 관대한 사회라는 지적이 많다.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라도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는 이미 한 사례일 뿐이다. 자유를 해친다는 말 아래 온라인 공간에서 쓰이던 말들은 노골적인 증오와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공간까지 이어진다. 최근 TV조선 ‘아내의 맛’ 프로그램에서 가수 송가인 아버지를 소개하면서 전라도를 비하하는 의미의 ‘전라디언’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으며 SBS ‘런닝맨’에서는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들림’이라는 자막이 나와 1987년 있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해 논란이 됐다.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헤이트 스피치’를 증오 범죄로 규정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 아래 나와는 다른 사람을 향해 증오를 담은 날카로운 말을 하기보다 말을 내뱉기 전,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배려의 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오민정 기자 omj@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