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공포의 도가니, 지도자의 무능이 부른 참사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공포의 도가니, 지도자의 무능이 부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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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결국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을 공식 선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지도자들이 빠르고 현명하게 조치하지 않으면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고, 지도자의 잘못된 행동에 신뢰를 잃어 불안감을 키워내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위험 속에서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듯 어려운 상황일수록 지도자의 역량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세계를 위험에 빠뜨린 WHO

WHO사무총장(사진_WHO 홈페이지)

세계보건기구(WHO)는 1948년 설립된 유엔(국제연합) 전문기구다. ‘모든 사람이 신체·정신적으로 최고의 건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후 천연두 박멸 등 세계적인 유행성 질병 및 전염병을 퇴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지구촌 보건정책의 사령탑인 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리더십에 비판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은 미국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 사이트에서 5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미 폭스 뉴스는 “미래에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 또 다시 발생할 때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는 WHO를 완전히 개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 시각) ‘WHO의 코로나 허위 정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중국에 머리를 조아린 탓에 국제사회가 바이러스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그의 행보는 WHO의 재정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이 WHO의 기금을 삭감한 것이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출신으로, 2017년 임기 5년의 WHO 수장으로 선출될 때 중국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같은 해 중국은 WHO와 협약을 맺고 WHO 프로젝트에 향후 10년간 매년 600억 위안(약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WSJ는 국제사회가 지난 1월에 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으로 선포하라는 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고 뒤늦은 선언으로 코로나에 대응할 귀중한 시간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WHO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핵심 조치인 교역과 이동 제한 권고도 하지 않았다.

더욱 기가 찰 노릇은 팬데믹 상황에서 WHO는 마스크 착용을 반대했다. 오히려 지난 1일까지도 “마스크가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WHO의 무능이 4월을 또 ‘잔인한 달’로 만들고 있다.

입국 제한국에서 방역 모범국으로

지난달만해도 대구 신천지를 시작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 외교부는 각국에 입국제한 철회를 요청하기 바빴다.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와 지역은 181곳까지 늘었다.

지난 2월에는 베트남 정부가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갑작스럽게 금지해 이미 출발한 항공기가 회항하는 일도 있었다. 베트남이 한국 국민에 대한 14일간 시설격리를 단행해 우리 국민이 불편을 겪는 사례도 많았다. 싱가포르도 한국발 입국을 금지해 우리 외교부가 주한싱가포르대사를 초치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2일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에 탑승한 한국인 약 130명을 돌려보냈다. 입국 금지 결정 전에 이스라엘을 향해 출발했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최근 급증했다는 이유로 사전 예고 없이 입국을 막았다.

그러나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모범사례로 세계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위상은 달라졌다.

한국의 성공 중 일부는 지도자의 일관되고 뚜렷한 메시지도 한몫한다. 지난 23일 뉴욕타임즈 서울 특파원은 “한국 정부의 메시지는 시민들이 ‘전시 수준’의 목적의식을 갖도록 각성시켰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은 정부의 노력에 높은 신뢰를 보여 공황상태를 나타내지 않으며 사재기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구 지도자들은 코로나19 초기 발병 시, 별것 아닌 것처럼 대응했고 이후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정부의 대처 능력에 의심을 품도록 만들었다.

사진_KTV 캡쳐

이후 빗장을 걸어잠그던 각국이 도와달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120곳이 넘는 국가에서 진단키트를 수입하거나 지원해달라고 협조 요청이 들어왔으며,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수급상황을 고려해 국가별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들 국가중 우리 교민의 귀국을 돕는 나라나 우리에게 도움을 준 나라를 우선 순위로 정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공항을 폐쇄하거나 운항 횟수를 극도로 제한해 엄청난 가격폭등으로 항공편을 구하지 못하는 교민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그 나라 특별기로 교민을 실어오면 그 항공편에 방역물품을 실어 보내는 방식이다. 그러면 우리가 특별 전세기를 띄우지 않고도 우리 교민들의 안전한 귀국이 가능해 진다.

그 덕에 이동이 통제된 모로코에 고립된 우리 국민 105명은 지난 2일 모로코 정부가 제공한 특별항공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모로코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의료물품 운송을 위해 당초 화물기 투입을 검토했으나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의 귀국 지원을 요청하면서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의 결정으로 특별항공편도 투입하기로 했다.

전세기를 통해 해외에서 귀국하는 한국인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헝가리(64명)와 뉴질랜드(262명), 케냐(59명) 등에서 한국인이 귀국하고 8일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260여 명이 도착할 예정이다.

지도자의 리더십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의 상황을 보면 지도자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이미 지식수준이나 그동안 겪어온 숫한 아픔의 역사를 통해서 생각도, 의식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지도력을 발휘해서는 국가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제가 어렵더라도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하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정부의 결정을 따르도록 설득해야 한다. 지도자는 그 임무나 자리에 합당한 함량을 지닌 지도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앉아 있어야 하겠다는 것도 또 한번 실감한다. 4월 15일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우리가 꼭 선거를 해야할 이유이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