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역사·문화·관광의 도시, 밀양을 만나다

[밀양 여행] 역사·문화·관광의 도시, 밀양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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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마다 관광지인 밀양. 빛나는 문화유적과 빼어난 자연풍광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임인년 밀양알프스 백운산에 올라 백호바위의 기운을 받고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적지와 독특한 음식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얼음골케이블카

밀양시는 자연 속 휴식처면서 비대면 관광지로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산악지대를 한눈에 조망하는 얼음골케이블카를 첫손에 꼽는다.
밀양시 산내면에 있는 얼음골케이블카는 가지산, 백운산 등 산악지대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케이블카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020m의 상부 승강장까지 국내 최장선로길이 약 1.8㎞를 1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산악지대를 비롯해 백운산의 백호바위, 얼음골 계곡 등 수려한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케이블카로 오르내리면서 백운산 백호를 만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힘 암석이 마치 큰 호랑이가 산을 오르는 모양을 닮아 백호바위라 불린다.
상부 승강장에서 재약산 사자봉까지 편도 1시간, 사자평 억새까지 편도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트래킹을 좋아하는 산악인들이 선호하는 코스다. 등산이 힘든 노약자나 어린이는 완만한 데크길을 이용해 전망대에 올라가 주변 경관을 감상하면 된다.

표충사

신라 무열왕 원년(654)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이름을 죽림사(竹林寺)라 하였다. 그 후 흥덕왕 4년(829) 인도스님 황면선사(黃面禪師)가 석가여래 진신사리를 지니고 동방의 수려한 강산을 찾던 중 이곳 재약산의 오색서운(五色瑞雲)을 보고 삼층석탑을 세워 석가여래 진신사리를 봉안하였다. 당시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풍병으로 고생하며 영산약수(靈山藥水)를 두루 찾아 다니던 중에 이곳 죽림사에 머물게 되었다. 이때 황면선사의 법력으로 약수를 마시어 병이 완쾌되니, 흥덕왕이 크게 감격하여 사세(事勢)를 확장하고 절 이름을 영정사(靈井寺)라 하였다.
그 후 고려시대에는 일연선사(一然禪師)가 한때 이곳에 머물면서 저 유명한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여기서 탈고했다고 한다. 그 때 충렬왕이 이곳에 찾아와서 보고, 과연 천하명산이라 감탄하고 이곳을 일국지 명산이요, 동방제일의 선찰이라 불렀다 한다.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천년의 고찰이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하여 절은 없어지고 스님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당시 이 절에 기거하던 주지 쌍운(雙運)은 태백산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영정사사적(靈井寺事蹟)이란 책을 보관하여 후세에 전하였는데, 덕분에 오늘날 표충사(옛 영정사)에 대한 창건과 연혁을 살필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표충사는 임진왜란 당시에 승려로 구국일선에 바람 앞의 등잔불 같은 조국을 구한 사명대사의 유적지로서, 조선조 말기에 이르러 임진왜란 때의 의승 대장인 서산, 사명, 기허 등 3대사의 영정을 봉안한 표충서원을 사찰안에 둠으로써 사명(寺名)을 표충사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영남루

밀양시를 관통해 흘러가는 밀양강을 따라 시내 중심에 들어서면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누각을 만날 수 있다. 아랑의 전설과 그 풍치만으로도 영남루는 충분히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단청과 기왓장 하나하나에도 멋과 깊이가 서려있는 곳이다.
조선시대부터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루로 꼽혀 왔던 영남루는 조선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목조 건물이다. 크게 본루와 양 날개에 해당하는 침류당, 능파당을 좌우에 거느리고 있는데 특히 계단으로 연결되는 침류당은 땅의 형상과 어우러지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우리 조상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멋스러운 건축물이다.
영남루의 본루에 오르면 바래어 가는 단청이 화려했을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당대의 명필가와 문장가들의 시문 현판들이 천장을 가득히 메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누각을 중수한 이인재 부사의 어린 두 아들인 이증석(11세)과 이현석(7세) 두형제가 쓴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와 영남루(嶺南樓) 현판은 서예가들 사이에도 불가사의한 필력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한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여인의 정절로 대표되는 아랑의 전설을 지닌 아랑각, 밀성대군단, 그리고 사명대사유물관으로 건립된 밀양시립 박물관이 있다. 이 외에도 단군의 영정과 위패를 비롯해 부여·고구려 등 역대 8왕조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전국 유일무이한 천진궁이 영남루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비가 온 뒤면 연꽃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석화, 밀양의 향토문화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밀양시립박물관 등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위양지 이팝나무

밀양 8경 중 하나인 위양지는 밀양 시내를 감싸고 있는 화학산 아래 자리한 연못이다. 신라시대 때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된 저수지로 백성들을 위한다는 의미에서 위양지라고도 한다.
인근에 거대한 가산저수지가 들어서면서 역할을 빼겼지만, 아름다운 풍경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어 그 쓰임새가 바뀐 셈이다.
저수지 가운데에 5개의 작은 섬과 섬 하나에 안동 권씨 문중 소유의 정자인 ‘완재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다. 지금은 정자에 다리가 놓여 있어 건너가기가 수월해 정자 담장을 끼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가득한 산책길을 따라 거닐어도 좋다. 이팝나무가 꽃을 피우는 5월이면 화려하기가 벚꽃 못지않아 봄나들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이팝나무 등 진귀한 나무들을 심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을의 풍경 또한 절경이다. 몽환적인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자 전국의 사진작가와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저수지 중 하나다.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와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에서도 이곳 위양지가 등장한다.

이명이 기자 l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