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전극수 법률상담 | 상속과 법정단순승인

전극수 법률상담 | 상속과 법정단순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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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 / 전극수 변호사
제26회 사시합격, 前 숭실대학교 법대 교수

[질문]
A는 수개월 전에 어머니가 사망하여 슬픔 속에 장례를 치렀습니다. A는 어머니의 재산을 정리하여 보니, 통장에 돈이 조금 있었는데 이를 모두 인출하여 장례비용의 일부로 지출하였습니다. A를 비롯한 상속인들은 어머니의 채무가 있을 까 싶어서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신청서를 이미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친척 한분이 A에게 상속인이 망인의 재산을 사용하면 상속포기의 효력이 없어져서 망인의 채무를 모두 변제하여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A가 어머니의 예금을 인출하여 장례비의 일부로 사용한 것으로 인하여 어머니의 채무를 모두 상속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답변]
상속인(자녀 등)은 피상속인(망인 등)의 재산을 상속받겠다고 할 수도 있고, 상속받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상속인이 상속을 받는 것을 승인이라 하는데, 승인에는 단순승인과 법정단순승인, 한정승인이 있습니다. 단순승인은 상속인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상속받는 것으로서 그 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서 효력이 있습니다. 법정단순승인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고,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하겠다는 조건이 붙은 승인입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였다 하더라도 법정단순승인사유에 해당하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의 효력은 없고, 상속을 승인한 것으로 보게 됩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때 즉 사망의 경우에는 사망한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하여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가정법원이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정승인의 경우에는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법정단순승인의 사유로는, 첫째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상속을 승인한 것으로 봅니다. 이때 처분행위에는 부동산의 매각, 담보제공, 대물변제는 물론이고 피상속인의 채권을 추심하는 것도 해당됩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84936 판결). 다만 피상속인의 돈으로 피상속인의 세금납부, 임료 지급이나 합리적인 범위내의 장례비의 지출 등은 처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둘째 상속인이 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을 승인한 것으로 보게 됩니다.

셋째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을 승인한 것으로 보게 됩니다. 이때 ‘상속재산의 은닉’은 상속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뜻하고, ‘상속재산의 부정소비’라 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63586 판결).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 함은 상속인이 어떠한 상속재산이 있음을 알면서 이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 즉 그 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들려는 의사가 있을 것을 필요로 합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9853 판결).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처분하면 법정단순승인이 되나, 질문과 같이 A가 피상속인의 예금을 인출하여 장례비를 지출한 것만으로는 법정단순승인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A가 한 상속포기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