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축제 사과같이 빨간 도깨비들과 함께 얼쑤!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

[청송군 축제] 사과같이 빨간 도깨비들과 함께 얼쑤!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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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이 하나씩 선물해주는 결실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제철을 맞은 사과는 빨간 자태를 자랑하며 탐스럽기로는 으뜸이다. 저장기술의 발달로 1년 내내 신선한 사과를 맛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을 제철 사과의 맛을 따라갈 수는 없다. 사과 한 입에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가 제격이다.

맛있는 사과와 청송의 수려한 자연환경, 그 속에 녹아들어있는 도깨비 설화가 만난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는 3년 연속 경상북도 최우수축제로 선정될 만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관광지를 연계한 구성으로 해를 더해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는 오는 11월 3일부터 4일간 청송사과테마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는 올해부터 사용하는 새 명칭이다. 작년까지는 ‘청송사과축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됐으나, 축제에 지역적 독창성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 4월 명칭 공모전을 실시해 결정하게 됐다.

청송은 사과만큼이나 도깨비와 인연이 깊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정령(精靈)이자 신(神)인 도깨비 전설이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에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 이곳에는 도깨비다리라고 불리는 석교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약 40°쯤 경사가 있어 물이 넘치기만 하면 금방 쓰러질 것 같지만, 웬일인지 홍수가 나도 아무렇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비가 오면 다리가 약간 떠내려가지만 밤새 도깨비들이 나타나서 다리를 원위치로 복구해 놓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송 도깨비, 사과축제’의 시작은 빨간 사과가 연상되는 탈을 쓴 사과도깨비 퍼레이드로 시작된다.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농악 소리에 맞춰 도깨비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등장한다. 이어 도깨비 춤 경연대회가 펼쳐지고, 도깨비 불 쇼, 도깨비 빛의 향현, 도깨비 가면무도회, 도깨비 도로 체험, 도깨비 연극 등 도깨비를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동화나 만화, 설화와 구전돼 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도깨비의 내기, 도움, 정의감을 모티브로 한 체험프로그램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년 호평을 받고 있다.

청송군 내 8개 마을이 참여한 체험부스에서는 마을마다 직접 개발한 놀이와 만들기를 즐기며 색다른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40~50대에게는 유년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사과를 테마로 한 축제인 만큼 보고, 먹고, 체험하며 사과의 향기에 취해볼 수 있다. 산지에서 직접 따온 신선한 사과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청송사과 깜짝경매’는 축제 참가자들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코스다. 사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먹어볼 수도 있다. 껍질째 먹으며 입안 한가득 신선함을 느껴볼 수 있고, 따뜻한 사과차 한 잔으로 여유를 만끽할 수도 있다. 사과로 만든 색다른 음식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과로 담근 김치, 사과 소시지, 사과초콜릿 등 많은 음식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호평인 사과떡을 맛보는 것을 잊지 말자.

청송사과를 맛있게 키운 건 팔 할이 청정한 자연이다. 청송지역은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해발 250m의 고지형 분지라, 연평균 일교차가 13.4℃로 매우 크다. 연간 강우량은 1천㎜로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사과가 크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주왕산 등지에서 불어온 맑은 바람과 깨끗한 물은 청송사과의 맛을 한층 농익게 한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청송 곳곳은 사과 향기로 가득 찬다. 과수원마다 알알이 사과가 익어가고, 길가 곳곳에서도 사과 장수를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쫀득하면서 달큰하기도 하고, 새콤한 과즙이 흐르면서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축제장을 천천히 산책하면서 청송의 청정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아보자. 형형색색 단풍처럼 탐스럽게 익은 사과 한 입 베어 물면, 아름다운 가을이 몸 곳곳에 스며들 것이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