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진 빚을 갚겠다는 일념으로 기업을 창업하다
“국가도시공원은 부산 최고의 유산과 자원이 될 것”
“운영자금 모금에 내 역할이 있을 것 같아”
“진실을 바탕으로 주변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터”

처음으로 “100만평 도시공원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07년이었던 것 같다. 감히 상상도 못 해 봤던 어마어마한 공원을 우리 둔치도 일원에 조성한다는 계획을 그때 들었어요. 즉시 함께 그 지역을 둘러보고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테지만, 근사하겠다고 생각했어요.”
3·4년 후면 백수를 맞이할 김강희 상임 공동의장(사진)은 노익장을 과시하듯 시종일관 막힘없이 명쾌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는 지인이던 김삼생 그린볼런티어 명예위원장의 소개로 (사)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이하 국가도시공원)를 알게 되었다. 김 상임의장은 “대한민국 제2 도시인 부산에 공원다운 공원이 없다”라면서 “국가도시공원이 조성되면 후세에 유산으로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민초들의 조직을 이끌어가려면 자금이 필요할 텐데, 기업을 경영하는 내가 좀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상임의장을 수락하고 파트너즈 확장에 솔선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30여 개 파트너즈의 다수가 김 의장이 추천으로 위촉됐다.
“파트너즈를 늘리려면 ‘참여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는 가시적인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해 순전히 내 안면으로 가입시켰어요. 굉장히 좋은 일이지만 돈을 내야 하니까 선뜻 나서지 않아요. 세금 대신 회비 낸다고 생각하라고 설득하고 있어요. 이제 국가도시공원이 확정된 단계이니 파트너즈가 좀 더 참여할 것으로 봅니다.” 운영 기금 마련을 위해 파트너즈 확장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인터뷰에 동행한 김승환 공동운영위원장은 국가도시공원 유치운동 과정을 4단계로 구분해 설명했다. 1단계는 국가도시공원이 필요하니까 유치운동을 해보자는 여론 조성 단계이고, 두 번째는 부산시가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단계로 시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 번째는 부산시 도시계획에 국가도시공원 지정이 확정되는 단계이며, 이 여정에 25여 년이 걸렸지만, 현재 3단계까지 완료됐다. 이제 마지막으로 국가에서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하고, 민관이 협력해서 조성하는 단계만 남았다. 시민과 기업들이 신뢰를 갖고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 상임의장은 “박형준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까 잘 추진될 것으로 믿고 있는데, 국가도시공원 조성은 다음 선거 때도 공약으로 내걸어 완공해야 한다”며 “부산 시민의 관심과 동참이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솔직히 먹고살기에 급급하면 아무리 공공선이라고 해도 시간과 돈을 들이면서 참여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하지만 미래 세대를 생각한다면 부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이며 자원입니다. 부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내 자손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달라질 것입니다.” 김 의장이 부산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란다.
그는 또 정치권과 관계 기관에도 한마디 조언한다. “세계 선진국 10위권에 드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에 공원다운 공원이 없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닐까요? 그동안 경제 성장에만 역량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우리의 힘을 보태야 합니다. 그중에서 국가도시공원은 순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소 일각의 장애가 있겠지만, 사적 이해보다는 국가적·유산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조속히 지정해 주길 바랍니다.”
파트너즈 (주)동화엔텍
김강희 상임의장은 열교환기 제조업체인 (주)동화엔텍 창업자로 회장을 맡고 있다. 동화엔텍은 국가도시공원 파트너즈로 매월 50만 원을 기부한다. 애초 10만 원으로 약정했지만, 그의 아들(김동건 대표이사)이 그 사실을 알고 대폭 증액시켰다고 한다. 강서구 화전산단에 위치한 동화엔텍 사옥 입구에는 ‘바르게 제대로 하자’는 표지석이 자리하고 있다. 동화엔텍의 경영 이념을 표방하고 있는 이 표어는 김 의장의 철학을 담아서 제정한 것이란다. 김 상임의장은 “열교환기 기자재 선두 업체로써 기술이 있어야 하고 성능이 보장되어야 하는 제품이기에 바르게, 정확하게, 원칙대로 하라는 의미”라며 “선도 기술과 지속적인 개발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Needs)의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에 진 빚을 갚아야
김 상임의장은 국립 해양대학교 기관과를 졸업했다. 그는 “국비로 공부했는데, 이는 반드시 성공해서 갚아야 할 국가에 진 채무라고 생각해 왔다”며 “그 빚을 갚지 않고 고인이 된다면 얼마나 불명예스럽겠느냐는 생각을 항시 염두에 두고 살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1974년 종합해사(선박정비업)를 창업해 국내의 기술부족으로 외국(일본·싱가포르)에 나가 수리하던 선박을 국내로 대체해 외화를 절약했다. 또한, 제조업체(열교환기전문기업)인 <주>동화엔텍(前 동화정기)을 창업하여 주요기자재를 생산함으로써 한국의 조선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그는 이를 회상하며 국가에 대한 빚을 어느 정도 갚았다는 홀가분함을 느끼듯 어깨를 들어올린다.
그리고 그는 지난 8월 한국해양대학교를 인사차 방문했을 때, 총장이 도서관 증축에 자금이 좀 부족하다고 하자 동행했던 아들(이동건·동화엔텍 대표이사)의 응원으로 발전기금 10억 원을 기부했다. 이 또한 미뤄왔던 보은의 일부가 아닌가 하고 그는 생각한다. 동화엔텍은 지금까지 노사분규가 없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직원들이 ‘위풍당당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비결을 묻자, 그는 “진실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열정적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또 “내 식구처럼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이 내 일처럼 참여해 주니까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집에서 삶의 보람을
김 상임의장은 “요즘 살맛이 난다”고 자랑한다. 그가 애정을 쏟고 있는 ‘바른어린이집’ 아이들 사랑과 재롱 때문이란다. 녹산 공단에 위치한 바른 어린이집은 공단의 14개 기업이 복지증진 차원에서 컨소시엄으로 설립했지만, 동화엔텍이 대표 기업이다. 어린이집 대표를 맡을 CEO가 없어 결국 연장자인 그가 맡았지만, 지금은 인생의 큰 보람으로 행복을 느낀단다. 전북 정읍이 고향인 그는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해 최고 한도액인 5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7형제의 맏이인 그는 이리 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를 희망했지만, 부친의 권유로 조기 입학시험을 치른 해양대학교를 선택했다. 인생의 대부분을 부산에서 살아온 그는 다시 태어나도 부산에서 살겠단다. 그의 투철한 국가관은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이던 양태식 선생 덕분”이라며,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10살에 입학한 그를 월반까지 시키면서 진실성과 애국심을 심어줬다. “진실을 바탕으로 주변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열정을 다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 상임의장은 매일 회사에 나와서 현장을 돌아보며 현장 직원들로부터 새롭게 개선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으면서 격려와 칭찬을 주고받고 있다. 그는 이게 곧 보약이라 자칭하며, 이때마다 ”며칠 더 살 수 있게 됐다“고 농담을 하는 것이 일과가 됐다. 아직은 건강해서 정해진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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