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트래블 홍의장군의 얼과 함께 의령 9경을 누비다

[의령군 트래블] 홍의장군의 얼과 함께 의령 9경을 누비다

공유

경상남도 내륙의 중심에 위치한 의령군은 동쪽으로 낙동강, 남강을 두고 서쪽으로 산지를 이웃한 아름다운 고장이다. 강산이 조화를 이룬 의령군이 특별한 이유는 홍의장군 곽재우와 함께한 역사 때문일 것이다. 곽재우 장군을 기리는 충익사와 의병박물관, 봄꽃이 화려하기로 유명한 자굴산과 한우산, 의령을 빛내주는 백산 안희제 생가와 망우당 곽재우 장군 생가, 호암 이병철 생가까지 다양한 문화유산과 자연이 어우러진 의령이다. 따스한 바람이 부는 올봄엔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의령으로 떠나보자.

의령의 으뜸, 충익사와 의병박물관

▲충익사

의령군에는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는 ‘의령 9경’이 있다. 그중 제1경이 충익사다. 충익사는 의령을 대표하는 인물인 곽재우 홍의장군과 17장령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곽재우 장군의 의병정신을 소중히 여기는 의령답게 제1경부터 홍의장군의 흔적을 느껴볼 수 있다.

충익사에서 처음 만나는 충의문에 들어서면 곽재우 장군과 17장령을 추모하는 의병탑이 있고. 그 옆으로 나지막한 목조건물이 있는데 바로 ‘충의각’이다. 충의각은 어느 한 곳에도 쇠못을 치지 않은 우리나라 전통 목조건물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독특한 느낌의 목조건물이니 놓치지 말고 꼭 살펴보기로 한다.

충의각 옆으로 사당과 기념관을 거치며 충익사를 바라보면 고즈넉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이 든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충익사 안에는 500년이 훌쩍 넘은 모과나무를 비롯해 굵직한 나무들이 빼곡하다. 고요한 사당 정원과 남강 줄기를 따라 걸으며 꿀 같은 시간을 만끽하다보니 의병박물관이 보인다.

▲의병박물관

의병박물관은 보물 671호로 지정된 장검, 말안장, 팔각대접 등 곽재우 유물 일괄과 윤탁, 오운, 이운장, 강언룡, 안기종 등 17장군 관련 유물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조선관군 및 의병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다양한 유물과 더불어 각종 관련 영상과 모형 등을 통해 관람객이 의병정신을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한 박물관이라 더욱 뜻 깊게 다가온다.

의병박물관까지 둘러봤다면 의령의 재미를 담당하고 있는 ‘의령 구름다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의병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한 의령 구름다리는 의령천의 맑은 물과 함께 잘 조성된 수변공원 위로 우뚝 솟은 구름다리다. 어찌나 높은지 현기증이 날 정도다. 하지만 일단 구름다리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며 의령의 아름다운 자연이 온통 내 발 아래 놓인 느낌이 든다.

3대 부자가 나온다는 가마솥 ‘정암루’와 ‘솥바위’

▲정암루와 솥바위

구름다리에서 아찔한 재미를 만끽한 다음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정암루’로 향했다. 남강의 주요 나루터였던 정암루는 곽재우 장군이 2천의 왜적을 몰살시킨 승전지로 유명하다. 정암루 근처 의병관장에는 오래전 의병부대에서 사용했던 의병깃발이 세워져 있어 여전히 승전의 함성이 들려오는 느낌이다.

정암루 남강 물속에는 가마솥 모양의 ‘솥바위’가 있다. 정암루의 ‘정암(鼎岩)’은 솥 ‘정(鼎)’자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바위는 뚜껑을 얹은 가마솥의 모양이고, 잘 보이지 않지만 물 아래는 솥의 발처럼 세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다.

예로부터 밥을 하는 도구로써 솥은 풍요를 상징했다. 그래서인지 구한말의 한 도인이 솥바위를 보고 반경 30리 안에서 3대 부자가 나온다고 예언했다고 한다. 예언이 맞아떨어진 걸까? 삼성, LG, 효성 창업주가 이 근처에서 태어났다. 솥바위의 풍요로운 기운을 상상하며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생가로 향했다.

백산 안희제, 곽재우 장군, 호암 이병철까지… 정겨운 생가탐방 

▲호암 이병철 생가

솥바위에서 가까운 곳에 호암 이병철 생가가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의 생가라 해서 궁궐처럼 화려한 생가를 상상했지만 호암 이병철 생가는 의외로 아담하고 다정한 느낌의 한옥이었다. 유학을 숭상하는 부유한 선비 집안이었지만 음식을 남기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낭비를 용인하지 않았던 호암 이병철 선생의 생활상이 드러나는 생가다.

남서향으로 지어진 일자형 생가는 안채, 사랑채, 대문채, 광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담한 토담과 바위벽으로 둘러싸여 뒷산 대나무와 함께 운치를 더해준다. 호암선생이 좋아했던 오동나무, 우물, 유품을 둘러볼 수 있다.

▲백산 안희제 생가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백산 안희제 선생의 생가도 의령에 있다. 그는 27세 때 만주에서 대동청년단을 조직해 독립순보를 간행하고, 30세에 부산에서 백상상회를 설립해 독립운동 자본금을 마련, 기미육영회를 조직하고 1926년 언론창달을 위해 시대일보를 인수한 인물이다. 백산 안희제 선생의 생가는 앞서 들른 이병철 생가에 비하면 훨씬 소박하고 단출하다.

백산 안희제 선생의 생가는 목조 와가인 안채와 초가지붕인 사랑채 2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 가옥은 조선 후기의 민가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생가 뒷산에는 평소 백산 안희제 선생이 학문을 닦았던 고산재가 남아있다. 독립운동의 산 교육장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곽재우 장군 생가

곽재우 장군의 생가도 빼놓을 수 없다. 1592년 4월 임진왜란 9일째 되는 날 곽재우 생가가 있는 마을에서 곽재우 장군을 비롯한 17장령들이 함께 책과 붓을 던지고 의병을 일으켰다. 곽재우 장군은 생가에 큰 북을 매달아 의병을 모았다고 한다. 너른 잔디밭에 펼쳐진 곽재우 생가는 안채, 사랑채, 별당, 큰 곳간, 작은 곳간, 대문, 문간채 등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양반가의 집으로 2005년 복원됐다. 의병활동이 시작된 장소로서 그의 생가는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봄꽃 구경의 의령에서… 자굴산과 한우산

▲자굴산

의령의 명산답게 자굴산은 궁류의 한우산과 가례의 응봉산, 용덕의 신덕산과 이어져 하나의 산맥을 이루고 있다. 의령을 감싸고 있는 이 거대한 산맥 전체의 형상은 마치 황소를 닮았다. 자굴산의 우람한 덩치가 황소의 머리, 동남으로 길게 뻗은 한우산과 응봉산의 산줄기가 몸통이며 신덕산이 엉덩이 부분에 해당된다.

자굴산은 사계 중 특히 봄이 절경이다. 자굴산을 화려하게 덮는 철쭉과 잡목림이 아름다운 봄을 선사한다. 등산로를 따라 계속되는 철쭉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니, 봄꽃여행을 제대로 왔다는 기분이 든다.

▲한우산

자굴산에서 이어지는 한우산 역시 수목이 울창하고 철쭉의 군락이 이어진다. 한우산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주말마다 가족단위의 등산객이 몰릴 정도로 등산로가 완만하다는 점도 자굴산과 한우산의 매력이다.

의령여행을 더욱 맛깔 나게… 망개떡과 의령 조청

▲망개떡

의령에 왔다면 꼭 한번 먹어볼 만한 음식으로 망개떡이 있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에서 따낸 망개잎으로 감싸서 만든 찰떡이다. 의령 망개떡은 멥쌀로 빚은 떡에 팥소를 넣고 6~8월 한여름에 채취한 망개잎으로 감싸 삶아 만든다. 신선한 망개잎을 사용한 망개떡은 독특한 향기와 싱그러움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의령의 대표 특산품이다. 망개떡은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친화적으로 만든다. 방부제를 쓰지 않으니 보관일수는 짧지만 먹을 때까지 본래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망개떡 못지않게 맛있는 특산품으로 의령 조청과 한과가 있다. 자굴산 기슭의 맑은 물과 공기, 깨끗한 땅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의령 조청은 엿기름을 은근히 삭혀 만든 고향의 맛이다. 의령 조청으로 만든 한과도 한 입 먹어봤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한과와 달리 어릴 적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셨던 뭉클한 맛이다. 망개떡, 의령 조청과 한과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넉넉히 구입해 가족들과 나눠 먹는 즐거움도 누려보자.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