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시작되는 세상의 모든 바다 이야기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시작되는 세상의 모든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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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도 부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종합해양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바다가 없는 여름을 상상할 수 있을까. 혹은 부산을 뺀 여름휴가는 어떨까. 대한민국의 대표적 해양수도 부산의 여름은 본격적으로 바다를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 인파들로 에너지가 넘쳐난다.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해수욕장과 이색적인 해양스포츠, 부산만의 특색이 담긴 먹거리와 자갈치 아지메의 구수한 사투리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부산으로 모여들게 만든다.

하지만 올여름은 좀 더 색다르게 바다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종합 해양박물관인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바다를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다. 스토리가 가득한 섬 영도에 13,000평 부지로 넓게 자리 잡아 오륙도 푸른 바다를 정면에 끼고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은 안팎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바다를 고스란히 담은 박물관

2012년 7월에 개관해 올해로 5년차를 맞이한 국립해양박물관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해양문화의 랜드마크다. 외관에서부터 상상력을 자극하는 국립해양박물관 건물은 바다의 웨이브를 형상화한 은빛의 세련된 모습으로 당장 항해를 떠날 준비가 된 첨단 선박 같기도 하고 하얗게 포말이 이는 파도의 한 조각을 그대로 떼어 온 것 같기도 해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낸다.

1층으로 들어서면 넓은 중앙홀 정면 통유리를 통해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을 어떤 날씨에든 상관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바다 자체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되는 것이다. 1층에 위치한 해양도서관에는 해양관련 전문도서를 비롯해 일반 교양도서와 어린이도서 등 47,000여 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창가의 안락한 소파에서 책을 읽다가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일상의 시름을 잊고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바다의 자연, 역사, 문화, 예술, 과학을 한자리에서

박물관 2층에 위치한 어린이 박물관에서는 “바다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해양생물 종이접기, 키즈퍼포먼스 등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우리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박물관 최고의 인기 코너인 터널형 수족관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398톤 규모에 11m의 통로로 이어진 수족관 안에는 나폴레옹피쉬, 옐로우테트라, 곰치 등의 다양한 물고기가 나름의 속도로 물속을 유영하고, 최근 재활치료를 위해 박물관으로 옮겨온 바다거북들은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관람객의 머리 위를 헤엄쳐 지나간다. 해양생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터치풀과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미니수조 옆에는 늘 조금 더 구경하려는 아이들과 그 아이를 달래는 부모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의 3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상설전시관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해양의 역사, 문화, 산업 그리고 과학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해도첩 ‘바다의 신비’와 1786년 일본이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이니 항해를 금지한다는 경고판인 ‘죽도제찰’, 실제 크기의 1/2크기로 복원된 ‘조선통신사선’은 빼놓지 말고 봐야 할 자료들이다. 특히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들도 주목할 만하다.

언제가도 볼거리·즐길거리가 풍성한 박물관

여름을 겨냥한 박물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가장 먼저 소개할 프로그램은 어른도 아이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바다를 다스리는 상상의 동물 용(龍)을 주제로 한 이색 전시 ‘용, 바다를 다스리는 몸짓’ 기획전이다. 10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 장신구, 도자기, 문학작품 등 다양한 유물 속에서 나타나는 용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워라밸의 일환으로 직장인을 위한 여름힐링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퇴근 후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 관람도 하고 야외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아쉬탕가요가를 하는 ‘썸머 워라밸의 밤: 요가@뮤지엄’(7.18, 8.22, 9.19)이 진행된다. 간단한 다과와 요가매트도 제공되기 때문에 가벼운 복장만 갖추면 퇴근 후 언제든 참여해 직장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설날, 추석, 어린이날 성탄절 같은 연휴뿐 아니라 수시로 펼쳐지는 고품격 문화공연과 해양관련 강연, 전생애주기를 목표로 한 해양교육과 참여이벤트들은 언제 방문해도 배울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국립해양박물관의 또 다른 매력이다.

바다로 열어가는 우리의 미래

“바다가 있는 한 인류에게 지루한 미래는 없다”

미래학자 엘빈토플러의 말이다. 변화무쌍하고 광대한 넓이와 깊이를 가진 바다는 우리의 도전 정신을 자극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고, 푸르고 잔잔하게 끝없이 밀려오고 나가는 바다는 우리 마음을 치유하고 넉넉함을 일깨워 준다. 생명의 근원이며 인류의 모태인 바다, 그리고 그 바다를 터전으로 발전해온 인류의 다양한 모습을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나보기를 바란다.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