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평화관광’ 길 트는 강원도, 사계절 관광지로 만들 것”

[윤성보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 “‘평화관광’ 길 트는 강원도, 사계절 관광지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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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관광에서 평화관광이 되기까지, 올림픽 유산과 DMZ를 관광명소로 활성화할 계획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등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세계 유일 분단도 강원도가 평화 중심지로 도약할 토대가 마련됐다. 남북정상회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비무장지대 긴장 완화와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강원도의 주요 평화 시책들도 힘을 얻게 됐다. 10년 넘게 중단돼 온 금강산 관광 재개는 물론 동해관광 공동 특구 조성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됐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가 컨슈머인사이트와 공동으로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여행 관심도 분야에서 지난 8월 처음으로 강원도가 제주도를 앞서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지난 2월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부터 2018 남북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국민들이 강원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동해안의 아름다운 푸른 해안, 기암괴석이 섞인 산들, 맑은 공기와 더불어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DMZ 관광 자원이 강원도의 경쟁력 있는 대표 자원이다. 강원도의 각 지역별 특색이 느껴지는 다양한 먹거리와 역사 유적, 문화 체험지의 다채로운 경험은 강원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도 최북단의 여행지인 고성은 민간인에게 출입이 허용된 가장 북쪽의 해수욕장 명파해수욕장과 옛 정치인들의 휴가지였던 별장 방문으로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산과 물이 깊숙이 자리한 영월은 20여 개의 다양한 박물관과 동강 주변의 액티비티로 아름다운 경치의 자연경관과 체험 관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외에도 탁 트인 동해의 절경과 풍부한 볼거리가 가득한 삼척, 설악산의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속초,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관람할 수 있는 화암 동굴이 있는 정선, 국내 여름 휴양의 메카 양양, 일출로 유명한 강릉 등 어느 한 곳도 빠질 수 없이 매력 넘치는 곳이다.

강원도의 경쟁력 있는 관광 자원을 가지고 윤성보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사진)은 차별화되는 관광 자원을 적극 활용해 ‘평화관광을 상징할 수 있는 강원도’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윤 국장은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게 됐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또다시 강원도가 관심을 받게 됐다”며 “성공적인 올림픽을 이끌어내면서 나아진 인프라와 많은 올림픽 유산, DMZ 관광 자원을 활용해 관광의 격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평화관광’을 실현하고자 하는 윤 국장에게 강원도의 문화·관광·체육 역점사업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본지 기자와 대담 중인 윤성보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올림픽 유산들을 어떻게 문화, 관광하고 연계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인지.

“강원도에서는 올림픽으로 잘 갖춰진 문화·관광 유산을 활용해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올림픽 테마공연, 도립극단, 도내 예술단체 등을 활용해 문화공연 상설화를 통한 관광 상품화를 개발하고, 특히 강원도의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표 관광 브랜드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Hello! 평창, 올림픽 테마상품 10+1선’의 상품화 등을 통해 관광객들의 재방문도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원도 평창과 강릉 등이 올림픽을 통해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레거시화 한 관광 상품 연계가 조금 미흡해서 아쉽습니다.

올림픽 개·폐회식장을 헐고 올림픽 기념관을 지어 사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사용되지 않고 있는 빙상경기장이나 다른 경기장들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 자체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설들을 계속 활용할 수 있게 관광 코스에 올림픽 시설 패키지화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평창 대관령면 소재지의 경우 그 지역 자체를 새로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 관광 레거시 코스화가 되고 있고, 올림픽이 열렸던 인근 삼양목장, 월정사, 커피 골목, 수목원 등 몇 곳은 인지도가 높아 올림픽 레거시와 접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동계올림픽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나,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이번 올림픽이 끝난 후 컬링이 국민스포츠로 부상했습니다. 강원 춘천시의 경우 컬링 전용 경기장을 건립하기로 했고, 저희 도차원에서는 KTX와 연계해 지난 5월부터 ‘영미컬링체험열차’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졌던 종목들을 발굴해 체험이나 관광 상품을 개발해 출시 중입니다.

▲필리핀 KOREA Winter Travel Fair 2018에 참여한 윤성보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

해외의 경우 지난 9월 필리핀에서 동계 관광 상품을 홍보하기도 했고,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양양 공항 동남아 무비자 입국제도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기후 특성을 살려 동남아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홍보의 경우 올림픽을 대비해서 계속해왔고, 성과도 있었습니다. 대만, 홍콩, 동남아는 물론이고 러시아 모스크바, 유럽 북미와 이번에는 호주, 뉴질랜드까지 세계 곳곳에 강원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한 강원 지역 주요 스키 리조트와 함께 호주, 영국 등 구미주 스키어들을 대상으로 최대 열흘 동안 체류하는 스키 상품 ‘평창 빅3+’ 상품도 개발했습니다. 올림픽 설상 경기가 개최된 평창군 휘닉스 평창, 용평리조트, 알펜시아 등 3개 리조트와 정선군 하이원까지 각 리조트의 고급 숙박 시설과 4개 리조트의 총 73개 스키 슬로프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러한 장기체류형 스키 상품 개발로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올림픽 레거시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로 강원도를 꼽는데, 강원도를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는 이유는.

“올림픽이 열렸던 곳이라 인지도 부분에서도 많이 알려졌고, 올림픽 준비를 통해 강릉선 KTX,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등 교통망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통발달로 짧은 기간에 여러 곳을 볼 수 있고,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곳들이 늘어나는 것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관광객들에게 새롭게 떠오르는 곳이 양양 죽도해변입니다. 서핑을 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 여름에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대한민국 나폴리라 불리는 삼척 장호항, 강릉 커피 거리, 부채길 등 새로운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이처럼 사계절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지만, 아직 봄을 대체할 수 있는 관광지가 없어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계절상 봄이 짧아 4월에 피는 벚꽃이 지역마다 한 달이 채 못갑니다. 진해 군항제, 서울 여의도 벚꽃 축제 등 각 지역마다 일주일 내지 열흘이면 피고 집니다. 그것을 대체할만한 봄 여행지를 만들어 사계절 뚜렷한 여행지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원도 특성을 살려 3, 4월에 ‘3월의 스노우 페스티벌’을 준비했습니다. 강원도 대관령 쪽은 4월 초까지 스키장에 눈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관광 상품화해서 동남아 관광객들에게 알려 지난 3월에 열린 ‘3월의 스노우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DMZ 평화관광 활성화 방안에 어떤 것이 있는지.

“DMZ는 지난 30~40년간 땅굴이나 통일전망대 등을 둘러보며 전쟁의 흔적을 찾는 안보관광 중심이었습니다. 평창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평화관광이라는 가치 하에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유공간이 됐습니다.

DMZ 쪽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올림픽 때 취재하러 온 전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했습니다.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것을 보고 DMZ 지역을 국내에 국한하지 말고 국내외 모든 관광객을 대상으로 DMZ 관광을 활성화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의 안보관광 중심이던 자원 말고, 평화관광이 중심이 될 수 있는 곳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화천의 칠성 전망대는 북한지역이 보이는 새로운 관광자원입니다. 또한 코레일과 협업해 DMZ 관광열차 상품을 만들었고, 지난 6월에는 서울시랑 함께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하는 ‘피스트레인 (Peace Train·평화열차)’도 운행했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철원 백마고지역을 향해 달리는 피스트레인은 열차 내에 콘서트와 토크도 진행하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기존에 있는 안보시설들을 보는 것으로 관광하는 게 아니라 평화가 진행되는 과정 부분에서도 볼거리를 만들어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통일전망대 타워를 새로 리모델링해 열었고, 또 하나 DMZ 안에 잠들어 있는 궁예가 도읍으로 삼았던 성인 ‘철원 도성’을 북한과 함께 공동발굴사업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DMZ의 딱 한가운데 놓여 그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한 철원 도성에 대한 정보는 1942년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 같은 일제시대 자료가 가장 최근 것입니다. 문화재청에서 유해발굴과 함께 철원 도성 공동발굴을 북한에 제안했으니 성사된다면 궁예가 죽은 918년 이후 1,100년 만의 발굴이므로 역사적 가치가 정말 클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 문화적 가치가 큰 DMZ 관광 자원들을 많이 발굴하고 만들 예정입니다.”

도차원에서 문화·관광 분야 남북 교류를 위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었습니다. 지금 평화 물결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제일 먼저 재개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올해로 벌써 10년이 흘렀는데 그동안 입은 피해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인 고성군은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상가 4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경제적 손실만 3천억이 넘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재개돼야 합니다. 경제도 살리고 내외국인들이 금강산을 볼 수 있게 언제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 논의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스포츠 분야에 대해서도 남북 교류를 위해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제5회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를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춘천과 원주, 강릉에서 분산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직전 대회인 4회 대회는 북한 평양에서 지난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열렸습니다.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가 아닌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 대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 2월이면 평창올림픽 1주년이 됩니다. 저희 도는 ‘어게인(Again) 평창’ 행사를 크게 개최하려고 합니다. 그때 북한문화예술단과 스포츠팀을 초청해 하나의 문화교류를 형성하려고 합니다.

그 외 남북이 지난달 평양공동선언에서 산림복원에 협력키로 했습니다. 산림복구는 유엔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은 인도적 사업이라 북한의 결정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묘목을 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 도는 어린나무를 북한에 보낼 시기가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연말까지 저온 저장고도 설치할 계획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거 이외에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최근 관광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의 관광과 융복합화 된 ‘신관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단체에서 개별로 ▲성수기에서 사계절로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자연+문화 ▲저가(알뜰)+고가(고급) ▲아날로그+디지털·모바일 등 FIT(개별자유여행객) 관광정책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또한 도내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 약자 편의 증진 및 복지관광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강원도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사업’이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18 지자체 관광경쟁력 개선 지원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관광 약자 편의시설 개보수 및 콘텐츠 강화 등 관광 약자 대상 수용태세 개선사업을 확대해, ‘무장애 관광도시 강원도’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끝으로 도민들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평창올림픽을 동하계 올림픽 역사 통틀어 ‘최초, 최고, 최대’ 올림픽이라고 극찬했습니다. CNN, BBC 등 세계 유수 언론 또한 ‘아름답고, 고매한’ 올림픽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건 도민의 노력과 전 국민의 성원과 참여를 통해 이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도에서는 성공적인 올림픽을 끌어내면서 나아진 인프라와 많은 올림픽 유산을 활용해 강원도 관광의 격을 높이는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올림픽을 계기로 찾아온 평화 분위기를 관광과 접목하는 노력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10월과 11월에는 강원도에 축제와 단풍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합니다. 강원도를 방문해 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달라진 강원도 관광의 격을 흠뻑 만끽해 주시길 바랍니다.”

* 윤성보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강원대 일반행정학과(국내석사)를 졸업했다.

강원도 자치행정국 체육청소년과 청소년담당, 자치행정국 총무과 지방혁신인력개발원 파견, 산업경제국 지식산업과 생명산업담당, 자치행정국 총무과 교육고시담당, 농정국 농식품유통과 농식품유통담당, 건설방재국 지역도시과 지역계획담당, 문화관광체육국 체육과 강원FC 사무국 파견, 제22대 정선 부군수,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 관광마케팅과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담 황정윤 기자 / 사진 고경희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