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부산전통맛집을 찾아서 l 포항돼지국밥

부산전통맛집을 찾아서 l 포항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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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간 대를 이어 온 전통 돼지국밥 ‘포항돼지국밥’

로타리 봉사활동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허현범 대표

부산의 향토 유명 맛집으로 알려진 포항돼지국밥 허현범(송화) 대표를 찾았다 허 대표는 그의 모친이 운영하던 식당을 가업승계로 그가 물려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히 말하면 송화 대표 부부가 결혼하면서 1983년부터 물려받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50년 넘는 역사를 지닌 포항돼지국밥은 부산 돼지국밥의 산증인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모친이 돼지국밥집을 인수 받을 당시는 사업자등록증도 없던 시절이었다. 포항 분이 운영하던 조그만 국밥집을 인수받아 포항돼지국밥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것이 지금까지 그 이름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사실 포항과는 직접적인 연고 관계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돼지국밥하면 포항돼지국밥을 찾을 정도로 부산 돼지국밥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포항돼지국밥이 부산의 대표 맛집으로 알려지기까지는 그의 모친과 부인의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 송화 대표는 돼지국밥이 서민들의 대표음식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영화 ‘변호인’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변호인의 주인공인 변호사가 돼지국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방영되자 전국적으로 알려져 열 지역에서 돼지국밥집이 개업을 했다. 돼지국밥집의 확산은 값싼 음식이라 불경기의 여파도 크게 작용했다. 지금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격이 인상됐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서민들에게는 푸짐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이었다. 송화 대표는 돼지국밥의 전망을 성장세가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로타리클럽 봉사활동 솔선수범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49세 만학으로 동의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다녔어요. 그 당시 故 명정 한기승 전 국제로타리 총재로부터 로타리 입회를 제의 받고 망설였습니다만, 재차 故 우정 엄익준 전 회장(부전RC)의 권유를 듣고 입회를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학업과 병행하다보니 주회 참석이 저조하고 갈등이 많이 생겼어요. 마침 그럴 때 명정과 우정께서 식사를 함께하자며 찾아와 “열심히 해보자”며 격려하고 용기를 주셨어요. 사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그때 로타리를 그만 뒀을 지도 모릅니다.”

입회 동기를 밝히는 송화 허현범 4지역 로타리클럽 총재지역대표(사진 · 부산부전RC)의 표현에서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는 로타리 활동을 하면서 무난히 대학을 졸업했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아 정치에 대한 꿈을 접고 현업에 충실코자 했다. 그는 입본 자매클럽 방문 시 우정 회장의 간곡한 차차기회장 제의에 일천한 경력을 이유로 극구 사양했으나 주변에서 열심히 도와주겠다는 고참 회원들의 조언에 수락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 후 차기 회장을 맡을 즈음 클럽 지인들의 강력한 권고로 종합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과로와 잦은 과음으로 피로에 쌓인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짐작했다. 그는 별일 없을 것이란 생각에 검진 결과도 보지 않고 회원들과 울릉도 여행을 갔는데 부산대학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급히 병원에 와서 입원하라는 통보였다. 주변에서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독촉이 빗발쳤다. ‘뇌동맥류’로 동맥에 12mm 정도의 꽈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터지기 직전이라는 의사의 진단 결과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동료들의 신속한 대처와 도움으로 긴급 후송돼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로타리가 나를 살렸어요. 이는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로타리의 바람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로타리에 감사하는 마음을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송화 대표는 로타리 배지가 자랑스럽다고 한다. 로타리로 인해서 건강을 찾았고, 사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긍지와 자부심을 나타낸다. 특히 로타리에서 좋은 선 · 후배를 만난 것이 무엇보다 행복하다는 그는 함께 근무하는 조카에게도 로타리 회원이 되길 권하고 있다. 그는 회장 재임 때 회원 가족들과 ‘여수 엑스포’를 다녀온 것이 즐거운 추억이라며 회원들과 함께 장애우 지원 등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이 늘 가슴에 남아있다고 했다. 앞으로 더 많은 기부활동 등으로 봉사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다짐도 한다. 평생 로타리안으로 살아가겠다는 각오다.

로타리클럽 지역대표로서의 소감과 포부는.

“예전과 달리 지금은 주간 주회와 야간 주회로 월 2회의 모임을 갖는데, 젊은 회원과 원로 회원 간에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간 주회를 선호하는 회원과 주간 주회를 희망하는 회원이 다르기 때문에 회장단에서 사전에 의사를 타진해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배려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동호회를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우리 부전RC의 예를 들면 당구동호회를 결성해 아주 호응이 좋습니다. 젊은 회원들이 선호하고 있고 회원 확장에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퇴근 후 레포츠를 즐기면서 식사도 함께하고 회원들과 친교를 나누는 등 유익한 활동이 되고 있어 다른 클럽에도 권장하고 싶습니다. 우리 4지역에는 북부산RC에서도 당구동호회를 만들어 아주 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일각에서 로타리는 비즈니스에 도움이 안 된다며, 특히 사업을 목적으로 입회하면 대부분 중도에서 탈회한다고 한다. 오히려 대표께서는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는데.

“본인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로타리 클럽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회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신뢰를 얻으면 자연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도움을 바라는 마음은 기대가 큰 만큼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회원들에게 도움을 바란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알고 찾아와 도움을 주십니다. 그럼으로써 저는 더욱 로타리 활동을 열심히 해서 보답하고자 노력합니다. 로타리 회원 간 비즈니스의 상부상조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로타리 회원들이 이용할 경우 할인 혜택 등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회원업소(체)를 이용할 경우 최대한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회원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4지역 클럽회원들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역대표는 임무 수행과 총재를 대신해서 클럽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마치 ‘당신이 뭐냐’는 식의 배타적인 분위기를 느낄 때는 서운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지역대표는 지구의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클럽을 방문해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목표달성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면 이해를 부탁합니다. 한 가지 더 바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면, 신입회원과 원로회원 간의 소통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원로 회원의 입장만을 강조하면 신입회원은 설 곳이 없어집니다. 먼저 손을 내밀고 배려하는 마음이 가져야 신입회원이 정을 붙이지 않겠습니까. 또한 인터넷 모바일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데 아직도 오프라인 시절을 고집하면 젊은 세대를 포용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예컨대 문자로 주회나 경조사를 알리면 ‘못 봤다’며 서운해 합니다.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디지털과 SNS 문화를 익히고 배워야 합니다. 간단히 문자 서비스나 밴드, 카카오톡을 배워서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세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는 우편 안내문만 의존하는 세대들도 이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입회원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야 로타리 발전을 위한 회원증강도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 때 정치인의 꿈을 갖고 도전해 보려고도 했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아내와 함께 서면 네오스포아파트에서 노모(87세)를 모시고 다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슬하에 딸(32 · 금융기관근무)과 아들(군 입대)을 두고 있는 그는 사업을 열심히 해서 로타리의 좋은 선후배들과 즐겁게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 시대를 모두가 위기라고 하지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안될 것을 염려하지 말고 된다고 하면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긍정의 힘을 믿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욕심내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의 소박한 꿈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