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홈루덴스족이 늘어나고 있다

홈루덴스족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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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뜻하는 ‘홈(Home)’과 ‘유희’, ‘놀이’를 뜻하는 루덴스(Ludens)를 합친 말로 자신의 주거공간 안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몇 년 전만 해도 집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던 히키코모리, 집돌이, 집순이 등 부정적인 어감은 최근 들어 사라지고 이들에 긍정적인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집에서 쉬면서 취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 홈카페, 컴퓨터 게임, 영화·드라마 보기, 홈쿠킹, 배달 시켜먹기 등…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기가 안전하고 편하다고 느끼는 경계(boundary) 안에서 쉬고 즐기고자 한다.

이런 특징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칭해지는 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디지털 기계 사용이 자유로운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복잡한 사회 속에서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잡코리아에서 밀레니얼 세대 3,389명을 통해 진행한 리서치에 따르면 ‘홈루덴스족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72.3%가 스스로를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70%를 넘는 수치는 소수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집에 있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본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혼자 밖에 나가서 주변을 신경쓰며 다니는 것보다 아무도 간섭하지 못하는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나만의 공간에서 하는 것을 선호한다. 집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이뤄지는 취미의 공간으로도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밀레니얼 세대들이 집에만 있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하고 푹 쉴 수 있는 여행지를 다녀오기도 하고 예쁜 카페에 들어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마시기도 하고 꼬박꼬박 돈을 모아 본인의 행복을 찾아 해외로도 떠나기도 한다. 한번쯤은 나의 삶, 나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고 행동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세리 기자 jsr@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