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섬뜩한’ 도쿄올림픽 예언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섬뜩한’ 도쿄올림픽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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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비상이 걸린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세이코 하시모토 일본 올림픽 담당상(장관)은 지난 3일 일본 상원인 참의원에서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 여부를 둘러싼 의원들의 질의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해 2020년에 개최되지 못할 경우에 한해 게임을 취소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이는 올해 안에 개최되는 것을 전제로 올림픽 게임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올림픽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언해 온 일본 정부로선 달라진 태도를 보인것이다.

 

연기할까? 취소할까?

지난 2월 25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OC 전 부회장인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코로나19 발병으로 도쿄 올림픽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연기하거나 개최장소를 옮기기보다 아예 올림픽을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전면 취소할 경우 중계권료와 각종 스폰서 비용 등 약 5조 원가량을 잃게 될 IOC와 도쿄올림픽 준비에 20조 원 이상을 쓴 일본 정부 모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도쿄올림픽을 연기해 개최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일정이 미국 메이저리그와 NFL, 유럽 프로축구 등 다른 프로스포츠 경기대회 일정 등을 고려해서 정해놓은 것이라 가을에 개최하면 다른 스포츠 이벤트와 겹쳐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어렵다.

역사상 올림픽이 감염병 때문에 취소된 예는 없다. 2002년 미국 동계올림픽 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16년 브라질 하계올림픽 때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문제가 됐지만 대회 취소나 연기는 없었다.

지금까지 올림픽은 1916년(1차 세계대전)과 1940년, 1944년(2차 세계대전) 등 전쟁으로 인해 세 차례만 열리지 못했고 그중에는 1940년 도쿄올림픽이 있다.

 

불길한 예언들

최근 일본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예측한듯한 한 장의 사진이 일본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32년전 개봉된 일본 SF애니메이션 ‘아키라(AKIRA)’의 한 장면이다.

2019년 일본의 새로운 수도 네오 도쿄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 작품 속에는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147일’이라는 간판이 등장한다. 32년 전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예상한것도 놀랍지만 이보다 더 주목받는 건 간판 우측 하단에 써있는 ‘停止だ停止(중지다 중지)’라는 낙서다. 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등장한 올림픽중지 해쉬태그가 #停止だ停止(중지다 중지)다.

‘아키라’는 1982년부터 1990년까지 영매거진에 연재된 오토모 가쓰히로 감독이자 작가의 동명만화 ‘아키라’를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그런데 작가의 다음 작품인 ‘메모리즈(1995)’엔 ‘코로나’호가 나온다.

1955년 출시된 ‘일루미나티 카드’도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초기에 딱히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이 카드 게임이 9.11테러를 예언했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1980년도에 설립된 스티브잭슨이라는 게임사에서 526장으로 구성된 카드 게임을 출시했는데 카드에 그려진 그림들이 마치 예언을 한것처럼 현실에서 일어난다.

일루미나티 카드와 유사한 세기의 이슈들을 꼽자면 1997년 다이애나 황세자비의 사건, 1998년 스캔들의 빌 클린턴 사건과 클린턴의 목줄을 쥐고 있는 힐러리, 2001년 펜타곤 테러 사건, 2010년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 2011년 일본의 벚꽃까지 형상화한 쓰나미 원전사고, 2015년 플로리다주 라군(lagoon)에 등장한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 2017년 오바마의 실패적 퇴임과 트럼프의 당선 등이 있다.

화제가 된 카드는 무너지고 있는 시계탑과 그 아래 사람들의 옷 색깔이다. 무너지는 시계탑은 긴자에 위치한 와코 시계탑과 유사하고, 사람들의 옷 색상이 파랑, 노랑, 검정, 초록, 빨강으로 마치 오륜기를 의미한다며 도쿄올림픽이 열리지 못할것이라고 한다.

악마의 역병이라 불리는 또 한 장의 카드는 코로나19를 예언하듯 건물을 둘러싼 박쥐떼와 우한 후베이에 있는 버려진 호텔과 닮아있다. 도쿄올림픽 마크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닮았다고도 한다.

 

불안한 현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240명(응답자 기준)을 설문으로 조사해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보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45%에 달했다.

이는 일본 국민도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일본에서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저팬은 일본 도쿄 증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0월 16일∼11월 5일까지 후쿠시마현 일대에 대한 방사선량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도쿄올림픽 때 활용될 시설 인근의 방사선량이 원전 사고 전 후쿠시마의 평균 방사선량의 1700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감당하기 힘든 재정 문제, 욱일기 사용, 영토 분쟁 등 여러 악제에도 불구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는 일정대로 개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 올림픽 담당상은 “5월 말이 큰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5월 말까지는 개최를 하든 연기를 하든 취소를 하든 결정이 나야할 것이다.

이소미 기자 l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