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미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개막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미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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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국 1천여 기업·2천7백여 명 참가… 기술과 창작 융합, 아시아 협력 확대

[영화제]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이 다시 한 번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중심 무대로 변신했다. 제20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에 돌입하며, 세계 52개국에서 온 1,000여 개 기업과 2,7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부산에 모였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규모는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ACFM은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산 프로모션 플랜(PPP)’에서 출발해 2006년 독립 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공동제작과 세일즈, 스토리마켓을 아우르며 변화를 거듭해 왔고,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특히 전체 참가자 중 해외 비중이 57%를 넘어서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올해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신설 프로그램 ‘이노아시아(InnoAsia)’다. 구글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 오픈AI, 미드저니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아시아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장은 전시 부스와 콘퍼런스, 부트캠프, 스타트업 투자 행사 등으로 붐비며, 첨단 기술과 스토리텔링이 결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이번 마켓에서 또 하나의 주목할 흐름은 ‘The A’ 이니셔티브다. 아시아 17개국의 콘텐츠 산업 데이터를 분석한 ‘The A 리포트’가 공개되고, 정책결정자와 업계 리더들이 참여하는 ‘The A 서밋’이 열리며 협력 전략이 논의된다. 현장에서는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1998년 PPP에서 시작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은 올해 역대 최다 지원작을 기록했다. 또한 다큐멘터리 공동제작을 지원하는 ‘독스퀘어(Doc Square)’가 신설돼 주목받고 있으며, ACF 공동제작지원펀드가 제작비 지원까지 더해 공동제작 생태계를 더욱 강화했다.

올해는 중국의 복귀와 함께 중동·중남미 국가들이 새롭게 참여했다. 전시부스에는 31개국 289개 기관·업체가 들어섰으며, 온라인 마켓스크리닝에는 18개국 179편이 상영된다. 특히 산업 이벤트는 총 87개 세션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세계 주요 투자자가 참여하는 ‘엔터테인먼트 파이낸스 포럼’ 역시 현장에서 활발히 진행된다.

마켓 패러다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ACFM은 완성작 거래를 넘어 기획 단계에서의 IP 확보와 제작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며, 글로벌 바이어와 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현장에서는 창작자와 투자자 간 활발한 미팅이 이어지며,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판도가 형성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에서 열린 제20회 ACFM은 20년의 성장을 넘어, 아시아와 전 세계 콘텐츠 비즈니스의 미래를 제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