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예술의 경계를 묻는 전시·토론 잇달아
박순영 기자 psy@newsone.co.kr
국내 최대 사진 전시 행사인 제10회 대한민국사진축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최 기관인 한국사진작가협회는 올해 전시에 AI 기반 콘텐츠를 대거 배치하며 사진예술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축전에서는 AI 생성 이미지를 활용한 작가 전시, 협회 주최 AI 이미지 콘테스트 수상작 전시와 시상식 등이 함께 열렸고, 사진과 예술의 정의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개념 전시 ‘BUT STILL HERE’가 주목을 받았다. 이 전시는 사진의 본질인 빛을 제거한 검은 액자와 AI 생성 이미지를 나란히 배치해 ‘보이지 않는 진짜’와 ‘잘 보이는 가짜’를 대비시키며 예술의 성립 조건에 대한 질문을 관람객에게 직접 던졌다.
올해 행사에서는 고(故) 이경모 작가가 1940년대 촬영한 역사 사진과 AI 생성 이미지가 같은 공간에 전시돼 현실 기록과 비현실 생성 이미지가 공존하는 독특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유수찬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은 “기술 변화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며, 예술계가 스스로 기준을 세우지 못하면 머지않아 외부 판단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 사진과 예술의 본질과 미래를 논의하는 포럼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축전이 AI가 사진예술 분야에서 도구적 기능을 넘어 예술적 판단과 해석의 권위까지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낸 전시였다고 평가했다. 기술 발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시대, 축전은 예술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는 1만여 명의 정회원, 160개 지부를 보유한 국내 최대 사진예술 단체로, 사진공모전·교육·강의 등 연간 2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