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나비가 내려앉은 찻잔 속 추억… 송희정 개인전 ‘담다’ 관람객 발길 이어져

나비가 내려앉은 찻잔 속 추억… 송희정 개인전 ‘담다’ 관람객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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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각 취한당서 7일간 전시… 기억과 치유를 담은 서정적 작품 세계 선보여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찻잔 하나가 놓여 있다. 잔 위에는 화사한 색채의 나비들이 날갯짓을 하고, 화면 전체에는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기운이 흐른다. 작품 앞에 선 관람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저마다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린다.

서양화가 송희정 작가가 지난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삼청각 취한당에서 개인전 ‘담다’를 열고 관람객들과 만났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이어온 도예와 찻잔 컬렉션, 그리고 나비의 형상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기억과 치유의 메시지를 풀어낸 자리였다.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은 찻잔과 나비라는 상징적 소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언제든 채울 수 있고 비울 수 있는 찻잔은 삶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표현됐고,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나비는 변화와 성장, 희망의 의미를 담아냈다.

특히 화면 중앙에 자리한 순백의 찻잔은 단순한 정물이 아닌 마음속 공간으로 읽힌다. 잔 안에 담긴 기억들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삶의 흔적으로 남고, 그 위를 수놓은 다채로운 색감의 나비들은 과거의 추억이 현재의 감정으로 다시 피어나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복잡한 구성을 덜어내고 절제된 표현을 선택했다. 대신 부드럽게 번지는 색면과 균형 잡힌 화면 구성으로 깊은 서정성을 이끌어낸다. 흰색과 푸른색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평온함과 순수함을 강조하며, 관람객들이 자신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화려한 기교보다 잔잔한 감성을 선택한 작품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사색의 시간을 선사했다.

송희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억의 소중함과 삶의 따뜻한 흔적을 섬세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얻어진 마음의 안식처 같은 평안함이 보는 이들의 마음속 깊이 스며들기를 바란다”며 “행복을 전하고 싶은 진정성을 담아 캔버스 위에 모든 영감을 정성껏 풀어냈다”고 말했다.

그동안 ‘회상’ 연작 등을 통해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탐구해 온 송희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 남겨진 추억의 공간을 자신만의 색채와 상징으로 풀어내며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