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두 달 앞서 300만 명 넘어…미국·호주·프랑스 등 원거리 관광객 급증, 체류·소비 중심으로 정책 전환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세계 관광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343만 명을 넘어 지난해보다 약 두 달 일찍 3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증가율도 전국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부산시는 올해 1~8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343만4620명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 7월 예고했던 대로 8월 초순 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처음 연간 3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연속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지난해 300만 명 돌파 시점은 10월이었다.
올해 1~8월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235만4267명보다 4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인 21.6%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세계 관광시장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세계관광기구(UN Tourism)는 중동 정세 불안과 여행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국제관광객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1~2%로 낮췄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세계 국제관광객 증가율은 추정치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4%에 그쳤다. 반면 부산은 세계 관광시장의 흐름과 달리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호주, 프랑스 등 원거리 시장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부산을 찾은 미국 관광객은 28만938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4347명보다 76.1% 늘었다. 전국 미국 관광객 증가율인 10.8%의 약 7배에 달한다.
호주 관광객도 4만8455명으로 전년 동기 3만3775명보다 43.5% 증가했다. 전국 증가율 13.9%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프랑스 관광객은 3만89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8431명에서 111.3% 늘어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전국 프랑스 관광객 증가율은 16.7%였다.
러시아 관광객 역시 부산 방문객이 16.5% 증가해 전국 증가율 9.1%를 웃돌았다.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원거리 시장에서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다만 이들 시장은 증가율에 비해 전체 방문객 규모가 아직 크지 않아 부산시는 마케팅을 확대해 유치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근거리 시장에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중국 관광객은 올해 1~8월 71만9260명으로, 전년 동기 38만2134명보다 88.2% 늘었다. 전국 중국 관광객 증가율인 29.0%를 크게 웃돌았다.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35.5%, 싱가포르 관광객은 25.0% 증가해 각각 전국 증가율 12.6%, 11.9%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부산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관광정책의 중심을 방문객 수 확대에서 체류와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실제 8월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50만6946명으로, 7월 50만7045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월별 방문객 규모가 정체 양상을 보이는 만큼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교통 접근성 개선은 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기회로 꼽힌다. 9월부터 KTX·SRT 통합 운영이 시작되면서 경부선 고속열차 운행이 하루 2회 늘었고, 고속열차 공급 좌석도 5~7% 확대됐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9월 부산역 이용객은 201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9% 증가했다.
부산시는 개선된 접근성을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와 소비로 연결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체류기간 연장과 지역 소비 확산, 재방문율 제고 등 질적 지표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 더 오래 머물며 숙박과 음식,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300만 명이라는 숫자보다 의미 있는 것은 방문객의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호주·프랑스 등 원거리 시장에서 부산을 찾는 방문객이 전국 평균의 몇 배에 달한다는 것은 부산이 근거리 단체관광 도시를 넘어 장거리 개별관광객이 선택하는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한 번 찾은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소비하고, 다시 찾는 도시가 되도록 질적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