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You Only Live Once, 2018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

You Only Live Once, 2018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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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욜로족은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와 비슷한 ‘포미(For Me)족’도 있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 싱글족(Onc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앞 글자를 따서 휴가와 휴일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일컫는 언어다. 이들은 물건이나 경험을 ‘경제적’ 이유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한다. 그렇기에 고급자동차 DSLR 카메라 등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자신에게 가치가 있고 좋아하는 것이라면 구매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욜로족과 포미족은 나를 위해 잘 쉬는 것에 관심이 높고 새로운 환경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데 관심을 갖는다. 이들이 여행의 트렌드도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1월 6일 최근 저가항공 등의 성장세로 국민 해외여행객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변화하는 우리국민의 해외여행 실태를 분석하고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2017 해외여행 실태 및 2018 해외여행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올해 1월~9월 사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2017년 해외여행 실태, 2018년 해외여행 트렌드 및 전망, 국민 해외여행 안전관련 인식 및 에티켓 수준, 해외여행트렌드-저가항공 해외여행 증가 및 모바일 인터넷 이용 등이 조사됐다.

여행 횟수 늘고, 여행 경비는 줄고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의하면 2017년 한 해 해외여행 횟수는 평균 2.6회로 전년의 2.1회보다 0.5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연도별 해외여행 평균 횟수 역시 2013년 1.2회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횟수뿐만 아니라 기간 역시 5.9일로 전년도 5.7일과 비교해 증가했다.

해외여행의 주된 목적은 ‘여가/위락/휴식’이 83.3%로 나타나 포미족과 욜로족의 특징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즉 나를 위해 충분한 여가와 휴식이 해외여행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여행은 경비에 대한 부담이 일정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국가는 일본 29.2%, 중국 7.8%순으로 나타나는데, 이들 국가를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를 43.1%의 응답자가 ‘저렴한 경비’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 듯 일본과 중국은 전년도 대비 방문 비율이 줄고 베트남과 대만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해외여행경비도 약 144만 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해외여행을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61.5%로 나타났으며,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국내여행과의 비용차이가 크지 않아서(29.4%)’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저가항공의 수요확대는 해외여행에 대한 경비 부담을 줄게 했고, 여행비용의 큰 비중인 교통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자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의 비용 차이를 현저하게 줄어들게 했다. 휴가철이면 반복되는 국내의 바가지요금도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의 비용격차를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비용역전을 일으켜 같은 기간이면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에 눈을 돌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패키지여행에서 개별자유여행으로 변화

해외여행 형태의 가장 큰 변화는 여행객들이 스스로 찾은 정보로 자신에게 맞는 호텔, 교통권 등을 개별적으로 예약하는 개별자유여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해외여행 형태는 개별자유여행이 59.7%, 패키지여행이 25.3%로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차이의 핵심에는 모바일 인터넷의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SNS의 높아진 의존도는 타인의 여행 경험을 SNS로 접하며 여행을 설계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서도 해외여행경험자의 84.2%는 해외여행 시 현지에서 모바일 인터넷 이용 경험이 있고 67.1%가 ‘지도/위치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이미 전 세계적 트렌드로 허핑턴포스트가 공개한 BookYogaRereats.com의 설문조사에서도 여러 국가의 응답자 80%가 여행 중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이용해 여행 사진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다. 국내에서도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여행, #휴가 등의 포스팅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즉 여행 중 SNS를 통해 정보도 얻고 자신의 여행을 SNS에 올리는 등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SNS에 올려진 경험들은 또 다른 누군가의 여행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런 변화는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상품보다 개별자유여행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도록 이끌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패키지 여행상품보다 항공과 숙박에 대한 가격 비교와 일정의 준비 등 귀찮고 복잡한 개별자유여행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행에서 기대하는 경험이 그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험의 축적을 통한 자기계발의 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남다른 경험, 나만의 특별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해외여행 트렌드는 저가항공사로 인해 해외여행에 대한 비용이 감소해 해외여행이 국내여행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패키지여행보다는 개별자유여행을 직접 설계해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요약된다. 즉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경험을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가치 있는 여행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가 ‘국내여행과 비용차이가 크지 않아서’라는 대목은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욜로족과 달리 포미족은 ‘나에게 가치가 있다면’ 비용이 높더라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여행의 이국적인 경관이나 볼거리 보다는 경비의 문제로 해외여행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국내여행업계나 관광 관련업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여행이 보다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이 된다면 여행트렌드는 다시 국내여행으로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양명철 기자 ymc@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