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너도 나도 태교여행, 정말 괜찮을까?

너도 나도 태교여행, 정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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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성들의 태교여행이 붐이다. 유명 연예인들의 태교여행은 SNS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태교여행을 떠난다. 태교여행은 청정한 자연과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에서 짧게나마 시간을 보내며 임산부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출산 후 여행과 휴식이 어려운 여성에게 심적 안정을 주기도 한다.

반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임신한 상태에서는 여행지로 이동과정에서의 피로감, 위험요소가 있다. 더불어 일반적인 여행 패키지보다 비싼 가격의 태교여행 패키지, 주변의 호화로운 여행과 비교하게 되는 심리 등으로 임산부와 배우자에게 야기되는 심리적 불편도 제기된다. 너도 나도 가는 태교여행, 이쯤이면 득과 실을 따져볼 때다.

임산부의 로망 ‘태교여행’

여행이라는 단어 앞에 목적을 붙이면 특별한 여행이 된다. 효도여행이나 신혼여행처럼 태교여행은 임산부와 태아가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목적으로 임산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자녀를 많이 낳지 않고 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만큼 태교, 양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태교여행도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태교여행은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에서 뱃속 아기와 교감을 나누는 여행경험으로 예비부모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출산 후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예비엄마들에게 위로의 선물 차원에서 여행을 택하기도 한다.

신혼여행 이후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어 ‘베이비문’이라고도 불리는 태교여행에 인기 있는 지역은 주로 휴양지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임산부를 고려해 주로 하와이,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기후의 휴양지를 선택한다. 둘째를 임신한 부부들은 어린 첫째를 동반한 가족여행으로 태교여행을 가기도 한다.

‘셀럽’처럼 호화로운 여행 떠나고파

우리나라에서 태교여행의 붐이 일어난 건 사람들 사이에 관심을 받는 셀럽(celebrity) 혹은 연예인의 영향이 크다. 포털 사이트에 ‘태교여행’이라는 단어를 치면 최근 태교여행을 다녀온 유명인들의 기사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이들은 SNS로 호화로운 태교여행 순간을 보여주고, 뉴스를 통해서도 대중들에게 소식이 전해진다. 최근 기사만 봐도 둘째를 가진 방송인 김나영은 방콕으로 태교여행을 떠났고, 배우 이미도가 베트남 다낭으로 떠났다. 배우 주상욱, 차예련 부부도 다낭으로 태교여행을 떠났다고 알려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셀럽들과 주변 지인들이 멋진 휴양지로 태교여행을 떠나면 임산부 입장에서 당연히 가고 싶어진다. 반드시 해외로 떠나야 할 필요는 없지만 주변의 호화로운 여행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니 무리를 해서라도 해외를 찾게 된다. 이로 인해 배우자와 심리적 갈등을 겪는 사례도 임신·육아카페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태교여행일까, 업계의 상술일까?

여행업계에서는 위와 같은 임산부들의 심리를 반영해 비교적 짧은 거리의 휴양지를 대상으로 태교여행 패키지를 출시했다. 문제는 이 패키지들이 일반 패키지상품과 구성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일단 하나투어 웹사이트에서 ‘태교’ 키워드를 검색했다. 검색결과 상단에는 태교여행지로 인기 있는 베트남 다낭으로 떠나는 ‘예비맘을 위한 베이비문-다낭태교여행’ 상품이 등장했다. 상품 내용을 살펴보면 주요 관광지 투어와 임산부를 위한 매일 발마사지, 현지 포토그래퍼의 촬영 등이 포함된다. 가격은 4박 6일 일정에 184만 원에서 280만 원대다.

<하나투어의 태교여행상품 검색 화면. 출처 : 하나투어>

같은 다낭 지역으로 일반 패키지 상품을 검색해봤다. 주요 관광지 투어와 쇼핑가 방문 등을 포함한 4~5박 상품 가격이 최저 399,000원이었다. 최상급 호텔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풀빌라를 선택하더라도 139만 원대였다. 눈에 띄는 가격차였다.

<하나투어의 일반여행상품 검색 화면. 출처 : 하나투어>

이번에는 인터파크 투어 웹사이트를 살펴봤다. 여행 패키지 중 ‘태교/베이비’ 카테고리가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방콕, 푸켓, 괌, 사이판 등 인기 있는 태교여행지 위주로 상품이 소개돼 있다. 가격은 4박 5일 일정에 123만~150만 원대다.

<인터파크 태교/베이비 여행상품 검색 화면. 출처 : 인터파크투어>

마찬가지로 같은 지역으로 일반 패키지 상품을 검색해봤다. 푸켓 4박 5일 패키지 상품은 509,000원이었다. 방콕 4박 5일 상품은 369,000원이었으며, 풀빌라를 이용할 수 있는 코사무이 3박 4일 상품은 499,000원이었다.

<인터파크 투어의 일반여행상품 검색 화면. 출처 : 인터파크투어>

태교여행 패키지는 일반여행 패키지에 마사지와 사진 촬영이 추가된 것 외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가격은 2~3배가량 높다. 상품에 따라 육아용품 쇼핑 코스가 추가되기도 하지만 임산부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만 높인 업계의 상술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임산부를 위한 진정한 태교 고민해야

너도 나도 가는 태교여행이라지만 태아에게 좋지만은 않다. 비행기는 임신 12주에서 36주 사이에 타는 게 안전하고, 쌍둥이와 같은 다태아 임산부는 32주차까지만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다리 혈액순환이 안 돼서 위험하며, 좌석에 오래 앉아있으면 복부 압박으로 태아 건강에 좋지 않다. 해외의 경우 현지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조치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임신 중 여행을 권하지 않는 편이다.

임산부의 건강을 고려하면 멀리 해외로 떠나는 여행보다 가까운 국내여행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게 유익한 태교여행일 수 있다. 진정한 태교란 태아와의 교감과 임산부의 정서적 안정, 스트레스 해소다. 타인과 비교하며 무리하는 해외여행이 태교에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불쾌함을 야기하는 여행업계의 상술 역시 자제돼야 할 부분이다. 임산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응급상황에 대비한 확실한 제도 등을 완비한 후에 태교여행 상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일반 패키지 상품에 몇 가지 옵션을 끼워맞춘 태교여행 상품은 혹평을 낳을 수밖에 없다.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