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3관왕 작품, 12일 함안문화예술회관 무대 올라
[함안]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이건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삶의 반복에 대한 묵직한 질문입니다.”
오는 12일,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시지프스’가 무대에 오른다.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열리는 이번 공연은 지역 관객들에게는 흔치 않은 고밀도의 창작뮤지컬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 작품은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창작뮤지컬상, 아성크리에이터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을 거머쥐며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강한 몰입감과 철학적 깊이가 공존하는 이 작품은 수도권 무대를 넘어 지역으로 확산되는 새로운 창작 콘텐츠의 대표 주자다.
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과 그리스 신화 속 형벌의 주인공 시지프스를 절묘하게 엮어낸 서사를 중심으로, 전쟁과 팬데믹 이후 황폐해진 가상의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네 명의 배우가 폐허 같은 무대 위에서 삶의 이야기를 다시 짚어가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는 더 이상 무대가 아니다. 시지프스의 돌을 상징하는 경사진 무대는 배우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긴장감을 실어준다.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도 끝없이 돌을 밀어 올리는 인간의 몸짓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삶을 대면하는 이 무대 위에서 음악은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스테이지’, ‘이방인’, ‘노 웨이 아웃’ 등 넘버들은 철학적 주제를 품은 선율로, 때론 묵직하게, 때론 처절하게 무대 전체를 채운다. 현장을 직접 경험한 한 관객은 “단순한 이야기의 전달이 아니라, 몸과 노래로 철학을 체화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을 주관한 함안문화예술회관 측은 “관객들이 단지 공연을 보는 것을 넘어, 인생의 방향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도권 중심의 창작뮤지컬을 지역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무대는 특별하다.
‘시지프스’는 2024년 오차드뮤지컬컴퍼니(구 과수원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창작 초연작이다. DIMF 창작지원사업 최종 선정작 6편 중 하나로, 첫 무대부터 “웰메이드 창작극”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철학적 서사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깊은 감정선을 이끌어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함안 무대에서도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전석 3만 원이다. 함안문화예술회관 유료회원은 30%, 단체 관람(10인 이상)은 10%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예매는 함안문화예술회관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며, 공연 관련 문의는 055-580-3627번으로 하면 된다.
관계자는 “이번 ‘시지프스’는 올해 함안문화예술회관을 대표할 공연으로 손색이 없다”며 “깊이 있는 이야기와 감각적인 무대가 어우러진 이 무대가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