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는 전통과 생태의 만남, 관람객 시선 집중
【함안】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어, 저기 봐! 잉어 아니야, 저건… 철갑상어야!”
함안박물관 입구 연못 앞. 전시관으로 향하던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멈췄다. 투명한 물속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기다란 몸집의 물고기, 그 정체는 바로 철갑상어다.
함안박물관이 최근 상징 조형물인 불꽃무늬 굽다리토기 아래 연못에 철갑상어 10마리를 방류하면서, 박물관 입구가 예상치 못한 ‘생태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이 연못은 비단잉어 100여 마리가 여유롭게 유영하며 박물관의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공간이었지만, 철갑상어의 합류로 단숨에 시선 강탈 명소로 탈바꿈했다.
그늘 속 위용… “어른도 아이도 넋 놓고 바라봐요”
철갑상어는 깊은 강바닥처럼 햇빛이 적은 환경을 선호하는 습성이 있어, 연못 왼편의 집모양 토기 조형물 그늘 아래에서 자주 목격된다. 물속을 가르며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고대 생물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와, 진짜 공룡 같아요!” 카메라를 연신 들이대는 어린이 관람객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들이 온 가족들, 관람을 마친 노년층, 지나가던 커플까지—철갑상어 앞에서는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박물관, ‘전통문화 + 생태 체험’ 두 마리 토끼 잡다
이번 철갑상어 방류는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박물관은 지역 고유의 전통유산을 전시하는 공간이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자연 체험 공간으로 꾸려지고 있다.
함안박물관 관계자는 “비단잉어는 이미 친숙하지만 철갑상어는 처음이라 관람객들의 호기심과 반응이 훨씬 뜨겁다”며 “연못 생태환경도 주기적으로 관리하면서 전시 외에도 보고, 느끼고, 쉬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명물… 함안박물관, 문화와 자연의 교차점으로
박물관을 단순한 전시 공간으로 넘어서, 눈앞에서 생명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열린 장소로 확장하려는 함안박물관의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철갑상어는 다가올 여름방학과 주말 나들이 시즌에 맞춰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제 함안박물관의 관람은 전시관 문을 열기 전, 연못부터 시작된다. 물결을 따라 유영하는 철갑상어를 바라보며, 오늘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잠시 멈춰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