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 석권한 이란의 거장… “억압 속 창작 멈추지 않은 모든 이들과 함께 받는 상”
[영화제]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을 제30회 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영화인 혹은 단체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오랜 시간 검열과 억압에 맞서 창작의 끈을 놓지 않은 저항의 아이콘으로 이번 영예를 안았다.
파나히 감독은 이란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조명한 작품들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그는 영화 제작 금지, 출국 금지, 가택연금 등 억압적인 조치 속에서도 비밀리에 영화를 제작해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써클>(2002),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택시>(2015), 그리고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It Was Just an Accident>(2025)까지,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거머쥐며 아시아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이정표를 세웠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예술로 진실을 말하는 영화를 통해 세계 영화계에 깊은 울림을 전해왔다”며 “그의 용기와 신념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파나히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란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날마다 더 어려워지는 이 시기에, 이 상은 영화가 여전히 국경과 언어, 그리고 그 어떤 한계도 넘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며 “이 상은 침묵 속에서, 망명 중에, 혹은 압박 속에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는 모든 이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로 30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은 개막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1960년 이란 출생으로, 장편 데뷔작 <하얀 풍선>(1995)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거울>(1997), <3개의 얼굴들>(2018) 등 문제작을 꾸준히 발표하며 ‘이란 뉴웨이브’의 대표 감독으로 불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