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어우러진 ‘치유와 화합의 축제’…1380년 역사 기리는 울림의 장
[정선]표진수 기자 pjs@newsone.co.kr
정선 정암사에서 열린 ‘2025년 정선 정암사 개산문화제’가 지난 8월 3일, 사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정암사의 1,3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문화제는 ‘치유와 명상’을 주제로 전통 불교의식과 현대 예술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4천여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개산문화제는 단순한 불교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열린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정암사의 역사와 자연, 불교 문화의 정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며, 치유와 공존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했다.
첫날인 8월 1일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영산재 이수자들이 봉행한 ‘개산재’와 순국선열 및 광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함백산 위령제’가 정암사 특설무대에서 엄숙히 진행됐다. 같은 날 만항재 산상화원에서는 시인 안도현과 음악가들이 참여한 문학토크콘서트 ‘함백산 풍류, 말과 멋’이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2일차에는 자장율사의 생애를 현대예술로 재해석한 ‘정암사 문화유산 발굴 프로젝트’, 클래식 협연으로 꾸며진 ‘산사음악회’, 현대무용 공연 ‘심우도, 마음을 찾아서’가 이어져 사찰 공간을 명상과 예술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이주민, 결혼이민자, 장애인 등 다양한 공동체가 참여한 ‘함백산 다양성의 날’ 행사가 펼쳐졌다. 다름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되새긴 이번 행사는 포용과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천웅 정암사 주지 스님은 “수마노탑을 세운 지 1,3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열린 이번 문화제를 통해 정암사의 정신을 되살리고 상생과 화합의 길을 열고자 했다”며, “수마노탑은 지금도 귀한 가르침과 위안을 전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가 모든 재난이 소멸하고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정암사 개산문화제는 전통 불교 의식과 예술·문화 프로그램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군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며 “야생화가 만개한 함백산과 어우러진 이번 행사가 정선의 여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 스님은 “수마노탑의 진신사리는 1,380년 동안 꺼지지 않는 법등을 이어왔고, 이는 AI 시대에도 유효한 인연과 연결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며 “정암사가 앞으로 지역의 문화·생태·관광 중심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암사 개산문화제는 시대의 변화를 품은 전통문화의 현재적 의미를 재조명하며, 모두를 위한 치유와 화합의 축제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