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식힌 탐진강의 시원한 축제… 지역경제·글로벌화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장흥]이소미 기자 lsm@newsone.so.kr

연일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장흥은 뜨거운 열기와 시원한 물줄기로 활기가 넘쳤다. 8월 3일, ‘제18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아홉 날간의 여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장흥은 지금 즐거움이 콸콸콸!’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물축제는 단순한 여름 축제를 넘어, 장흥의 물을 테마로 한 치유와 건강의 브랜드 정립, 그리고 글로벌 관광 콘텐츠로의 성장 가능성을 뚜렷이 보여줬다.
무더위를 뚫고 몰려든 인파 속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단연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였다. 7월 26일, 장흥 거리에는 관광객과 주민 수천 명이 모여 물총을 들고 시원한 전투를 벌였다. 여기에 태국 송크란 축제 예술팀이 개막식 축하공연과 함께 퍼레이드에 동참해 이국적인 매력을 더하며 글로벌 축제로의 도약에 힘을 실었다.
탐진강을 무대로 펼쳐진 수상 프로그램들도 열기를 식히기에 충분했다. 물 위를 달리는 수상자전거와 우든보트, 바나나보트 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 만점. 아이들을 위한 전용 물놀이 공간과 바닥 분수, 상설 물놀이장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밤이 되면 축제장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윤도현 밴드, 노브레인, 육중완 밴드 등이 출연한 ‘장흥락페스티벌’은 약 5시간 동안 폭발적인 사운드를 뿜어내며 관객들의 심장을 울렸다. EDM과 워터파티가 어우러진 ‘워터비트 EDM파티’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온몸으로 여름을 즐기는 장이 됐다.
특히 올해는 지역경제와의 연계가 한층 강화됐다. 장흥읍 중앙로에서 이틀간 열린 ‘물빛야장, 빠삐용의 날’은 차량을 통제하고 음식·주류를 판매하는 야시장으로 꾸며져 인산인해를 이뤘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지역 상권에도 활기가 돌았고, 상인들 역시 높아진 매출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또한, 장흥 특산물을 활용한 슬러시 음료를 판매한 ‘슬러시 페스타’ 등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들도 주목받았다.
관광객의 부담을 낮춘 점도 호평을 받았다. 입장료 없는 무료 공연, 체험료는 대부분 5,000원 이하. 5,000원이 넘는 일부 체험의 경우 지역상품권으로 일부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체감 비용을 낮췄다. 곳곳에 설치된 대형 그늘막과 야외 테이블, 무료 샤워장도 쾌적한 축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한몫했다.
축제의 열기는 나눔으로도 이어졌다. 장흥군은 물축제 체험 수익금과 수재의연금 모금액을 합쳐 총 6,060여 만 원을 수해 피해지역에 기부했다. 모금에는 관광객과 지역 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김성 장흥군수는 “올해 물축제는 장흥의 물 브랜드를 확립하고,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졌다”며 “지역 상권과 상생하며 발전하는 축제의 새로운 방향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땀 흘린 모든 자원봉사자와 군민, 그리고 장흥을 찾아주신 관광객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물로 시작해 사람으로 마무리된 이번 정남진 장흥 물축제. 여름의 정점을 장흥에서 보낸 이들에게 이 축제는 단지 ‘시원한’ 경험을 넘어, ‘함께하는’ 감동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