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트래블 계절이 깊어가는 고장, 알고 보면 즐거운 ‘홍천’

[홍천군 트래블] 계절이 깊어가는 고장, 알고 보면 즐거운 ‘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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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서 내륙의 중심부에 위치한 홍천은,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도 맑고 깨끗한 강과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어 청정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 지자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고, 이중 87%가 산지로 이뤄져 있어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푸른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가을 한철 노란 단풍을 자랑하는 은행나무의 국내 최대 명소인 ‘내면 은행나무숲’과 문화유산과 청정자연이 어우러진 공작산 ‘수타사’, 짚라인과 서바이벌 체험장이 구비돼 있는 ‘가리산자연휴양림’, 대형 워터파크와 스키장이 있는 ‘대명비발디파크’ 등 각양각색의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소들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곳, 홍천으로 떠나보자.

역사가 살아 숨쉬는 천년고찰 ‘수타사’와 산소길

새가 날개를 펼친 것 같은 공작산 자락 속에 자리 잡은 수타사는 천년사찰다운 고즈넉함이 일품인 곳이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매우 아름다우며, 기암절벽과 가꿔놓은 듯한 노송군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라시대 때 창건된 사찰답게 월인석보, 수타사 동종 등 수많은 문화재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수타사 일원의 넓은 생태숲을 돌아보려고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많다. 신봉리 마을을 돌아오는 3.7km 코스로 산소길을 느긋하게 걷는데 1시간가량 소요된다. 산능선을 따라 걷고 계곡을 건너다보면 자연생태체험은 덤이요, 산림욕으로 몸속까지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가을 한철 한정 ‘홍천 은행나무숲’

길 양쪽으로 뻗은 나무들이 무성한 잎을 날린다. 머리 위로는 파란하늘, 눈높이에는 노란 은행나무가 가득하다. 누군가 고의로 물감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동화 같은 순간을 홍천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대 은행단풍 명소인 홍천 ‘내면 은행나무숲’은 사유지다. 30여 년 전 아픈 아내를 위해 나무를 심기 시작해 3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렀다는 숲 주인은, 아내를 돌보듯 한 그루 한 그루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정성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깃들어 있는 느낌이라, 다른 곳의 단풍보다 훨씬 더 색다르게 느껴진다.

숲에는 5m 간격으로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오와 열을 맞춰 심어져있다. 숲에서 홍천9경 중 한 곳인 삼봉약수가 있고, 구룡령도 가까워 가을에 홍천을 찾는다면 절대 빠지지 않고 들러야 하는 곳 중 하나다.

청정 자연 속 이색체험 ‘가리산레포츠파크’ ‘알파카월드’

울창한 자연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홍천 ‘가리산레포츠파크’는 사전지식이나 훈련 없이 간단한 안전교육을 이수하면 누구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홍천레포츠파크의 ‘플라잉 짚’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가리산의 기암절벽을 가로지르며 쾌속질주하는 짚라인으로, 총 969m 7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동력 없이 탑승자의 무게와 낙차에 따라 빠른 속력으로 이동하며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체험시설이다. 이외에도 자연목 혹은 인공폴을 이용해 2~5m 높이의 플랫폼과 시설물을 부착한 장애물 극복체험 시설 ‘포레스트어드벤처’,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된 GPR 시스템을 도입해 실전과 같은 모의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서바이벌 체험장 등이 있다.

레포츠보다 정적인 여행이 하고 싶다면 ‘알파카월드’가 딱이다. TV나 동물원에서 볼 수 있었던 알파카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여름에는 워터파크, 겨울에는 스키장 ‘대명비발디파크’

젊은 사람들 중 몇몇은 홍천 유명 관광지는 몰라도 ‘오션월드’와 ‘대명비발디파크’는 알고 있다. 서울에서 77km 거리에 있는 ‘대명비발디파크’는 334만 평에 대규모 스키장을 비롯해 콘도와 유스호스텔 등 각종 레포츠 및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키장은 13면의 슬로프로 이뤄져 있고, 곤돌라 1기를 포함해 10기의 스키리프트를 운행한다. 슬로프 총 길이는 6,784m로 하루 최대 2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개장해서 운영한다.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오션월드는 연중 문을 연다. 겨울에는 실내존과 노천탕 위주로 운영해 겨울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따뜻하게 노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조선 초기 문신인 서거정은 『학명루기』에서 홍천을 일컫길 “산과 물이 둘러있고, 깊고 궁벽한 곳에 있으면서 잘 다스려졌다”고 했다. 면적은 서울시의 3배, 강원도의 10.7%에 달하지만 근대화의 바람은 더디게 불어왔다.

서울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가교에 불과했던 홍천은 서울~양양간 고속도로, 44번 국도와 남북을 잇는 중앙고속도로가 개설되며 수도권에서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청정 고장이 됐다. 늘푸름홍천한우와 찰옥수수, 총떡 등에도 맑은 자연이 베어들어 있어 저절로 몸보신이 된다.

혹독하지만 아름다운 계절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홍천에서 이미 무르익은 가을과 시리도록 아름다운 계절 겨울을 만끽해보자.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