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뿌린 듯, 포도송이처럼”… 희귀한 지질유산 가치 인정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전북 부안의 「격포리 페퍼라이트」와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격포리 페퍼라이트는 변산반도 서쪽 끝 적벽강 절벽에 형성된 두께 1m 내외의 암석층이다. 상부의 곰소유문암층과 하부의 격포리층 경계에서 볼 수 있으며, 뜨거운 용암이 습기를 머금은 퇴적물과 뒤섞이며 굳어져 ‘후추(pepper)’를 뿌린 듯한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일반적으로 얇은 띠 형태로 나타나는 페퍼라이트와 달리, 격포리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두꺼운 층으로 발견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함께 지정이 예고된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는 후기 백악기, 약 8,700만 년 전 화산활동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다. 썰물 때 육지와 연결되는 이 섬은 소나무가 울창해 ‘솔섬’이라 불리며 낙조 명소로도 유명하다. 솔섬 하부 응회암 속에서는 포도송이 모양의 다량의 구상구조가 관찰된다. 이는 응회암이 굳기 전 열수 속 철산화물이 침전하며 만들어진 것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희귀한 지질 현상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 예고는 부안 지역의 독특한 화산 지질유산을 보존·관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학술적 가치가 큰 지질유산을 적극 발굴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두 곳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는 30일간의 의견 수렴과 자연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