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해외트래블 ㅣ중국 상하이를 답사하다

해외트래블 ㅣ중국 상하이를 답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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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정부 ․ 홍구공원 ․ 예원 ․ 와이탄 ․ 수향마을 답사
– 한국잡지협회 주관․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잡지발행인 등 100여 참가

한국잡지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제46회 잡지발행인 세미나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AI 시대, 잡지 생태계의 미래”라는 주제로 3일간 진행된 행사에는 잡지발행인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세미나 후 참가자들은 상하이 곳곳을 답사하며 도시의 매력을 체험했다. 황푸강을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과 옛 프랑스 조계지의 유럽풍 건축물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상하이의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와이탄의 황금빛 야경과 예원의 전통 정원은 큰 감흥을 주었으며,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모습은 잡지 산업의 미래와도 닮아 있었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잡지 산업의 방향을 모색하고 도시의 매력을 함께 경험하는 뜻깊은 여정이었다. 본지는 상하이에서 느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상하이 잡지발행인 세미나 참가
상하이문화원

새벽 5시 10분, 왕십리에서 인천공항행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도심을 지나 6시 30분 제2터미널 집결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출국장은 인파로 가득 차 있었다. 까다로운 출국 절차를 마치고 대기하다 대한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입국 수속은 출국보다 훨씬 더 철저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문득, 출입국 절차가 의례적인 요식 행위를 줄이고 조금 더 간소화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상하이에 도착하자 관광가이드 임영길 씨(연변 교포 2세)의 안내가 이어졌다. 해외 여행에서 현지 가이드의 설명은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실제 경험과 생활 이야기가 많아 귀담아 듣는 편이다. 그는 중국의 광대한 영토와 다민족 국가의 특징을 풀어내며, 성과 자치구, 56개 소수민족의 문화와 생활을 생생하게 전했다. 특히 위구르족의 춤 문화, 티베트의 천장(天葬) 풍습, 그리고 호적 제도의 역사적 배경은 흥미로웠다.

이어 상하이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중국 동쪽 끝에 자리한 상하이는 장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며, 아열대 기후로 비가 많고 겨울에도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했다. 아파트 구조와 생활 방식, 습한 날씨로 인해 빨래를 밖에서 말리는 풍경은 상하이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그는 중국의 3대 특산물인 실크, 도자기, 차를 언급하며, 역사 속 아편 전래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세계적인 갑부가 많은 이유가 인구 규모 때문이라는 설명도 흥미로웠다.

첫 일정은 금복문(金福門)에서의 식사였다. 중국 특유의 풍미가 가득한 요리를 맛본 뒤, 일행은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으로 향했다.

상하이 잡지전시장

이곳에서 (사)한국잡지협회(회장 백동민, 이하 잡지협회)가 AI 시대를 맞아 잡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제46회 잡지발행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상하이문화원 3층 아리랑홀에서 최재하 주상하이 대한민국 부총영사, 김재혁 상해 한국인회 수석부회장, 국내 잡지 발행인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는 개회 및 내빈소개를 시작으로 인사말, 환영사, 특별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상하이 첫날, 술과 문화의 향연

문화원에서 세미나를 마친 뒤, 일행은 홀리데이인 상하이 홍차오 호텔로 이동했다. 버스 안에서는 여전히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의 이야기는 속설에 가까운 부분도 있었지만,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다.

저녁 만찬 장소로 향하는 길, 가이드는 중국 술에 대한 소개를 덧붙였다. 중국의 5대 명주로 꼽히는 마오타이(茅台), 우량예(五粮液), 루저우라오자오(泸州老窖), 펀주(汾酒), 시펑주(西凤酒)는 각기 다른 지역과 전통에서 비롯된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연태주나 칭다오 맥주가 현지에서는 크게 선호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는 ‘설화맥주’라는 점을 흥미롭게 전했다.

또한 좋은 술을 마시는 방법으로 “작은 잔에 담아 오관으로 느끼며, 향을 맡고 숨을 멈춘 뒤 입안에 술기운을 퍼뜨린 후 천천히 내쉬라”는 전통적인 음용법을 소개했다. 술을 단순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감각으로 즐기는 방식이었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친 뒤, 연회장에서 만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고급 마오타이를 직접 맛볼 수 있었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라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오타이는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 지역에서 생산되는 중국의 대표적 고급 백주로, 수수와 밀을 주원료로 한다.

만찬장에서는 협찬 사은품 추첨 이벤트가 진행되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참가자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상하이 임시정부와 신천지 답사
임시정부 전시관

호텔에서 뷔페식 아침을 마친 뒤, 일행은 상하이 임시정부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는 여전히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상하이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미와 독립운동의 배경을 풀어내며,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전했다.

“1910년 일제 식민지가 되었고, 2월 26일 만세운동을 계기로 3.1 독립운동이 시작됐습니다. 1919년 4월 11일 상하이 임시정부가 수립됐지요. 독립운동이 가장 치열했던 지역은 제 고향 연변입니다. 우리 민족이 중국으로 이주해온 과정은 청조 말기에 많았고, 명나라 말기나 청나라 초중기에는 강제 이주가 많았습니다. 이후 일제의 핍박을 피해 이주했고, 독립운동을 위해 이주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연변 사람들은 대부분 독립군 후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을 들고 싸우는 것만이 독립운동이 아니라, 농사짓는 사람들이 감자 한 알이라도 독립군에게 건네는 것도 독립운동입니다. 윤동주처럼 글을 통해 민족의 정신을 일깨운 것도 독립운동이지요. 우리에게는 남과 북이 없습니다. 모두가 조선인입니다.”

임시정부 입구

그의 설명은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를 비롯해, 독립운동의 다양한 면모를 담고 있었다. 이어 그는 상하이 임시정부의 역할을 덧붙였다. “상하이 임시정부는 정보 수집과 재정 지원을 담당했습니다. 1919년 수립된 뒤 1932년 철수하기 전까지 프랑스 조계지 보호망 안에서 활동했으며, 중국 국민당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임시정부 집무실

상하이 임시정부로 향하는 길은 우리나라 도시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습한 기후 덕분에 거리에 수목이 많아 녹음이 짙었다. 도착 후 영상 시청을 하고 청사 내부를 둘러보았다. 전주 지역 중학생들이 단체 수학여행으로 방문해 있었고, 일반 관광객들과 함께 줄을 서서 입장했다. 청사 내부에는 당시를 재현한 모형과 비품, 침대, 사진, 집기 등이 진열돼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신천지 거리

임시정부 답사를 마친 뒤, 일행은 상하이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신천지 거리로 향했다. 신천지는 유럽풍 건물과 조형물이 즐비한 곳으로, 쇼핑센터와 백화점이 늘어서 있었다. 분수 광장과 정원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서울 명동거리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현대적 세련미와 고풍스러운 건축이 어우러진 신천지의 모습은 상하이가 가진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라는 도시 정체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

윤봉길 의사 의거 현장, 홍구공원 방문
윤봉길의사 기념관

상하이에서의 일정은 ‘상해 제주해녀’ 식당에서의 한식 오찬으로 이어졌다. 낯선 도시에서 만난 따뜻한 한식은 여행자들에게 잠시나마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식사를 마친 뒤 일행은 홍구공원으로 향했다.

버스 창밖으로 펼쳐진 상하이의 도심은 ‘건물 백화점’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다양한 건축물로 가득했다. 세계 각국의 건축 양식이 한데 모여 있어, 같은 구조의 건물은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차창에 비친 건물들의 모습은 마치 건축 박람회를 보는 듯했고, 도시의 역동성을 실감하게 했다.

홍구공원에 도착하자 잘 가꿔진 수목과 아름다운 호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잔디 광장과 화초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도심 속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같았다. 공원 한편에는 중국 근대 문학의 거장 노신(魯迅)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노신은 직접적으로 윤봉길 의사와 연관은 없지만, 사회 변혁과 민족의식 고취에 기여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곳의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게 한다.

무엇보다 이곳은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이기도 하다. 홍구공원에는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마련되어 있으며, 입구에는 그의 기적비가 우뚝 서 있다. 비문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역사적 사명감과 함께 분노와 감동이 교차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의 결단은 오늘날에도 큰 울림을 준다.

윤봉길의시 기념비

발행인들은 윤봉길 의사의 영정이 모셔진 기념관에 참배하며 숙연한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윤봉길 의사의 행적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그가 남긴 숭고한 뜻을 다시금 되새겼다. 홍구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독립운동의 현장을 기억하고 역사적 교훈을 전하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상하이의 대표적인 공원 중 하나인 홍구공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을 직접 밟으며, 참가자들은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 전통정원, 예원(豫園) 답사
예원 용의 모습

상하이 구시가지에 자리한 예원은 중국을 대표하는 전통 정원으로, 명나라 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명소다. 현대적 경제 도시인 상하이 한복판에서 옛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못과 다리, 정자와 암석이 어우러진 공간은 아늑하면서도 고즈넉해, 잠시 도시의 소란을 잊고 평온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예원 전경

가이드는 예원의 건립 배경과 흥미로운 속설을 들려주었다. 예원은 명나라 관리였던 반윤단(潘允端)이 아버지 반은(潘恩)을 기쁘게 하기 위해 1559년에 조성을 시작해 약 20년 뒤인 1577년에 완공한 정원이다. 그러나 가이드의 설명은 조금 달랐다. “반윤단은 관직을 이용해 재산을 끌어 모은 탐욕스러운 인물이었지만,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만큼은 남달랐습니다. 정원 조성 중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그는 더욱 정성껏 정원을 완성하려 했습니다. 중국 정원에는 반드시 태호석이 들어가야 하는데, 태호 호수 속에서 수십 년간 물에 잠겨 구멍이 숭숭 뚫린 독특한 돌이 바로 태호석입니다. 황제의 미움을 살 수 있어 궁궐과 멀리 떨어진 상하이에 정원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예원 전경2

가이드는 또 용과 뚜꺼비에 얽힌 일화를 덧붙였다. “반윤단은 황제처럼 살고 싶어 정원에 용을 조각했는데, 이를 고발받은 황제가 직접 확인하러 왔다고 합니다. 그는 황제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해 용의 발가락 하나와 수염을 잘라내고, 대신 뚜꺼비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뚜꺼비는 황제가 흘린 침을 받아먹는 존재라며 자신을 낮추어 설명했지요. 중국에서는 뚜꺼비가 재물을 불러온다고 믿어 지금도 가정이나 사업장에 많이 두고 있습니다.”

예원 전경3

정원 입구부터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연못 위에 놓인 다리와 정자,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풍경은 진귀하고 아름다웠다. 순간 발걸음을 늦추면 가이드를 놓쳐 길을 잃을 것 같아 부지런히 따라가야 했다. 정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이런 규모의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민초들이 피와 땀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예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라, 중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효심이 뒤섞인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었다. 현대적 빌딩 숲 속에서 만난 이 전통 정원은 상하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와이탄, 상하이의 심장
동방명주와 건물군

황푸강을 따라 펼쳐진 와이탄(外滩, The Bund)은 단순한 강변 산책로가 아니라 상하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의 심장이다. 이곳은 세계적인 여행자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로, ‘살아 있는 건축 박물관’이라 불린다.

와이탄에 들어서면 19~20세기에 지어진 52채의 건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고전주의, 아르데코, 바로크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이 어우러져 마치 세계 건축 박람회를 옮겨 놓은 듯하다. 평화호텔의 세련된 아르데코 양식, HSBC 빌딩의 웅장한 돔, 해관 빌딩의 시계탑은 와이탄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여행자들의 카메라 셔터를 멈추지 못하게 한다.

와이탄 거리 야경

낮에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맞은편 푸둥의 현대적 마천루와 서안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서로 마주 보는 풍경은 상하이가 가진 이중적 매력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가 강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듯한 장면은 여행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해가 지면 와이탄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건물들이 황금빛 조명을 밝히며 황푸강 양안은 빛의 향연으로 물들고, 동방명주탑과 상하이 타워가 빛나는 푸둥 스카이라인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단순한 야경 명소가 아니라 도시의 심장을 뛰게 하는 빛의 무대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사진 애호가들의 천국, 세계 각국 여행자들의 감탄이 어우러진다.

와이탄 강변 산책로

와이탄은 상하이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다. 식민지 시대의 흔적과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현재가 한눈에 들어오며, 황푸강은 그 사이를 잇는 시간의 강처럼 흐른다. 이곳을 걷는 순간, 여행자는 단순한 산책을 넘어 상하이의 역사와 미래를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낮과 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와이탄은 상하이를 찾는 이들에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영혼을 느낄 수 있는 무대다. 이곳에서 여행자는 상하이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물길 위에 피어난 낭만, 상하이 수향마을
수향마을 수로

상하이의 화려한 빌딩 숲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운하와 돌다리, 홍등과 고풍스러운 가옥이 어우러진 수향마을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중국 남방의 정취와 낭만을 고스란히 담아낸 살아 있는 무대다.

상하이에서 가장 가까운 수향마을인 주가각(朱家角)은 1700년 역사를 품고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상점과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운하를 오가는 나룻배가 어우러져 전통과 생활이 그대로 이어진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경험을 한다. 장터에서 들려오는 흥정 소리, 운하 위를 오가는 배의 물결, 그리고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살아 있는 역사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수향마을 물고기 조형물

수향마을 중에서도 우전(乌镇)은 야경의 절정으로 꼽힌다. 해가 지면 운하 위에 켜진 홍등이 물결에 반사되어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전통 가옥 사이로 현대적 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고요한 물길 위에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곳에서의 밤은 여행자들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남는 추억을 선사한다. 유감스럽게도 이번 일정에서는 우전의 야경을 직접 볼 수 없었지만, 가이드의 설명만으로도 그 낭만적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또 다른 수향마을인 시탕(西塘)은 다리가 많고 보존 상태가 뛰어나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좁은 골목과 운하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녁 무렵 홍등이 켜지면 고즈넉한 풍경이 한층 더 낭만적으로 변하며,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물길 위에 비친 홍등의 붉은 빛은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흥을 선사한다.

수향마을 수로

수향마을은 상하이의 또 다른 얼굴이다. 와이탄의 화려한 빛과는 달리, 이곳은 고요한 물길과 전통의 정취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낮에는 고풍스러운 건축과 생활 풍경을, 밤에는 홍등과 물빛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상하이 수향마을은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낭만과 고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물길 위에 피어난 이 낭만의 무대에서, 여행자는 상하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을 함께 품게 된다.

보이차 체험으로 일정 마무리
보이차 체험장

여행의 마지막 날, 일행은 ‘월진헌’에서 현지식 오찬을 마친 뒤 보이차 전문 매장을 방문했다. 직원은 보이차의 역사와 효능, 그리고 다양한 종류를 소개하며 차 문화의 깊이를 전해주었다. 보이차는 윈난성 대엽종 차나무에서 생산되는 발효차로,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시음을 통해 중국의 오랜 전통과 생활 문화를 느낄 수 있었고,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후 일정은 상하이의 ‘한국인의 거리’로 이어졌다. 홍취안루 일대에 형성된 한인타운은 한국식 음식점과 마트, 문화 공간이 밀집해 있어 낯선 도시에서 만난 한글 간판이 반가웠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김포공항으로 귀국해 마지막 KTX 열차에 몸을 실었다. 돌아가는 길, 상하이의 빌딩 숲과 전통 정원, 와이탄의 황금빛 야경, 수향마을의 고요한 물길,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까지 여행의 순간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이번 답사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깊이 체험하는 뜻깊은 여정이었다. 보람과 즐거움이 함께했던 이 여행은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