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두 사찰 대웅전 보물 지정 예고…17세기 영남 사찰 건축과 임진왜란 이후 사회상 보여줘
전두용 기자 newsone@newsone.co.kr

경남 고성 운흥사와 경북 영천 거동사의 대웅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인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두 건축물 모두 17세기 영남지역 사찰 건축의 특징을 간직한 데다 건립 당시의 역사와 사회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됐다.
국가유산청은 고성군에 있는 ‘고성 운흥사 대웅전’과 영천시에 있는 ‘영천 거동사 대웅전’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고성 운흥사는 신라 문무왕 16년인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사명대사가 이끄는 승병의 본거지로 활용됐으며 전쟁 과정에서 사찰이 불에 탄 뒤 재건됐다. 사찰에서는 매년 음력 2월 영산재를 열어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승병과 의병, 관군, 수군의 넋을 기리고 있다.
운흥사 대웅전은 문헌 기록을 통해 1682년 건립된 사실이 확인된다. 대웅전 불단 하대목의 묵서와 기와 등을 통해 이후 중수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목재의 벌채 시기를 확인하는 연륜연대 분석에서는 기둥 3본과 보 1본 등 주요 부재 4개가 1681년에서 1682년 사이에 채벌된 목재로 확인됐다. 문헌 기록과 과학적 분석 결과가 맞물리면서 건물의 건립 시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 구조다. 임진왜란 이후 지어진 사찰 주불전 대부분이 정면 3칸, 측면 3칸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큰 편이다. 특히 정면 5칸 맞배지붕 불전 가운데 경남지역에서는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정면 공포는 화려하게 장식한 반면 배면은 비교적 간결하게 처리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차이가 건립 당시의 경제적 여건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17~18세기 중수·중건 과정에서 조성된 단청도 비교적 잘 남아 있어 시대에 따른 단청 형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는 평가다.
영천 거동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근대에는 1906년 영천에서 조직돼 영남지역에서 활동한 의병부대인 산남의진의 제4차 결성지로 알려져 있어 독립운동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사찰이다.
거동사 대웅전은 정확한 건립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건축 양식과 목재연륜연대, 방사성탄소연대 분석 등을 종합해 17세기 후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은 정면과 측면 모두 3칸 규모의 다포계 맞배지붕 건물이다. 고주를 활용해 중도리를 직접 받도록 한 구조와 뜬창방, 홍예초방 등을 사용해 측면 벽체를 구성한 방식에서 옛 건축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대량 등 주요 부재의 치목 수법도 고식 기법을 잘 계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부와 외부의 장식에서도 당시 영남지역 사찰 건축의 특징이 나타난다. 정면 공포에는 연꽃 등의 문양을 화려하게 장식한 반면 배면은 장식을 절제해 건물의 정면성을 강조했다. 내부 고주에는 용두와 코끼리 문양 등을 새겼고, 대량의 머리초 문양과 채색 등 단청에서도 경상도 지역 사찰 주불전의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두 대웅전에 대해 앞으로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발굴해 체계적으로 보호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