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을 감도는 숯불 향, 입안에 오래 머무는 갈비의 풍미
표진수 기자 pjs@newsone.co.kr

“가보정으로 가주세요.” 수원역 앞에서 택시에 올라 목적지를 말하자 기사는 익숙하게 운전대를 돌린다. 수원의 거리와 골목을 지나 도착한 곳, 식사에 대한 기대를 먼저 깨우는 것은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갈비의 향이다. 고소한 냄새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수원갈비의 명성을 이어온 ‘가보정’이 모습을 드러난다.
1992년 문을 연 가보정은 오랜 시간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수원을 대표하는 갈비 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 바탕에는 음식의 맛을 지키려는 정성과 손님의 반응을 살피는 관심, 더 나은 식사를 내놓으려는 열정이 있다. 한 번의 방문이 다음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음식과 서비스, 공간을 꾸준히 다듬어온 시간이 지금의 가보정을 만들었다.
김외순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운영 철학은 좋은 식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양질의 고기를 대량으로 현금 구매해 원가 부담을 줄이고, 그 이점을 손님에게 돌려주겠다는 생각이다. 재료를 고르는 과정부터 한 상을 차려내는 순간까지, 가격과 품질을 함께 살피는 세심함이 가보정의 맛을 뒷받침한다.

갈비는 고기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보정 측에 따르면 양념에는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맛이 지나치게 강해지지 않도록 한다. 구운 소금으로 맛을 내는 방식 역시 고기의 풍미를 담백하게 전하기 위한 선택이다. 숯불에 익혀 한 점을 맛보면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지고, 양념은 고기의 맛을 감싸며 은은하게 남는다.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이어진다. 그러나 김 대표는 처음부터 장사가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라고 돌아본다. 손님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만족을 높일지 고민이 깊었다. 그 과정에서 손님의 입장에서 음식과 서비스를 살피게 됐고, 매장의 분위기와 환경도 차근차근 개선해왔다. 어려웠던 시간이 손님을 더욱 세심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된 셈이다.
가보정은 원산지에 따라 갈비를 선보여 손님이 취향과 예산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그중 한우는 가격 부담이 있더라도 즐겨 찾는 메뉴다.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조리의 출발점이 결국 고기의 품질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재료의 장점을 살리는 양념과 굽기가 더해져야 한 점의 갈비가 만족스러운 식사로 이어진다.
갈비 곁에 놓이는 반찬도 한 상의 완성도를 높인다.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준비한 반찬은 고기의 풍미를 받쳐주고, 식사 중간 입맛에 변화를 준다.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아 곁들이면 모임의 분위기를 한층 여유롭게 만들 수 있다. 갈비와 여러 반찬, 식사를 함께 즐기는 점심메뉴 역시 짜임새 있는 한 끼를 원하는 손님들에게 어울린다.
김 대표는 손님에 대한 정성만큼 직원과의 신뢰도 중요하게 여긴다. 양심적으로 경영하고 직원을 가족처럼 아끼며, 손님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청결한 매장과 편안한 실내, 주차 편의와 세심한 응대까지 살피는 이유도 손님이 즐겁게 식사하고 돌아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주방과 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한 끼의 만족을 완성한다.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가보정에는 갈비의 맛과 함께 손님을 생각해온 시간이 쌓여 있다. 좋은 재료와 정성스러운 한 상, 편안한 식사 경험이 다시 이곳을 찾게 하는 힘이다. 수원에서 갈비 한 상이 생각나는 날, 목적지를 전하는 말은 여전히 간단하다. “가보정으로 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