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지속가능한 문화 관광 정책을 기대하며

지속가능한 문화 관광 정책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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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지속가능경영기획실장’이란 명함을 받고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이 같은 부서명을 처음 접해서다. 하지만 그 의미를 듣고는 공감할 수 있었다. ‘담양’이라는 지명이 탄생한지 올해로 천년을 맞이한다. ‘천년 담양’을 위해 ‘생태와 인문학으로 디자인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담고 있는 명함의 미션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겠지만, 정치 시즌이 다가오면서 지자체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들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지속가능한 정책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지속가능’이라는 용어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정치, 지속가능한 문화,… 등등 지속가능이란 말을 접목하면 어떤 곳이든 그 의미가 통하는 말이 된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당연히 발전을 전제로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발표한 브룬트란트보고서(The Brundtland Report)의 ‘우리 공동의 미래’에서 처음 제시됐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현세대의 개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미래세대의 개발 능력을 저해하지 않는 ‘ 환경친화적 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 전 분야에서 각종 개발에 앞서 환경친화성을 먼저 평가해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미래세대가 제대로 보존된 환경 속에서 적절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지속가능개발 개념은 지난 1992년 6월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회담(유엔환경개발회의 UNCED)’에서 다시 등장, 행동 강령으로 ‘의제(Agenda) 21’이 채택됐으며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개발위원회(UNCSD)’가 설치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9월 대통령 자문 기구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창립됐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정치권의 이해관계 등에 얽혀 지속가능성이 소멸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자체장이 교체되면 전임자의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거나 아예 축소 · 변경되는 사례들이 부지기수였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면 공공 정책도 바뀌어야만 하는가? 전임자가 추진한 정책들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행하는 ‘이슈와 논점(제91호)’에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민선 5기는 자치단체장 244명 중 132명(광역 8, 기초 124)이 새로 취임해 54.1%에 이르는 교체율을 보였다. 그런데 새롭게 교체된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전임 단체장 재임 시 해당 자치단체가 추진하던 각종 사업을 변경 혹은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기도 의정부시는 경전철 재검토를 위해 사업시행자 측에 공사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의정부경전철은 5,841억 원을 들여 전철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추진되어 당시 공정률이 70%에 이르고 있었다. 용인시에서도 추진 중인 영어마을 조성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영어마을은 전임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시가 440억 원을 투입하여 2012년까지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경남 김해시도 가야역사테마파크∼천문대를 잇는 길이 489m 모노레일카 설치사업을 숲길산책로 정비로 사업으로 변경할 계획을 검토 중이었다. 이 외에도 인천시의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건립, 충북의 청주공항 민영화, 광주시의 야구 전용 돔구장 건설, 경남의 남해안시대 프로젝트 등이 애초의 계획에서 변경 또는 백지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그런데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을 갑자기 변경할 경우 그로 인한 지역의 사회적ㆍ경제적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감사원은 그해 7월 2010년 하반기 지방행정 감사운영 방향에서 신임 자치단체장이 취임한 이후 전임 단체장이 추진해 온 시책ㆍ사업 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중단 또는 변경할 경우에는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전임 단체장이 추진하던 공공사업을 갑자기 중단할 경우 행정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고, 또한 이미 추진된 사업의 경우 투자된 예산이 엄청난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피해는 국민이 안게 된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각종 공약 이행률 평가에서도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이 얼마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병열 본지 편집인 chairman@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