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제주 게·하 살인사건으로 공포에 떠는 여성 혼행족

제주 게·하 살인사건으로 공포에 떠는 여성 혼행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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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자,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른바 ‘혼행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피해 사례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도내 게스트하우스 또한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11일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 인근 폐가에서 20대 여성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정민(만 32세)씨가 사라지고 연락이 끊긴 것을 확인한 뒤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찾았고, 그는 며칠 후 자살로 추정되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게스트하우스 내 강력범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제주시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20대 남성이 잠들어있는 또래 여성의 방문을 열고 침입한 뒤 여성의 신체 등을 만진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같은 해 2월에도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게스트하우스 내에서 이뤄지는 미팅, 즉석 파티 등이 하나의 여행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이 같은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혼자 여행을 즐기는 ‘혼행족’들의 불안 또한 증폭되는 중이다. 모바일 커머스 티몬이 올해 설 명절 연휴 기간 항공권 예약 기록 6만 건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제주도 여행 혼행족 비율은 19%, 해외여행 혼행족 비율은 22%를 차지했다. 또한, 산업연구원 이순학 연구원의 보고서 ‘1인 여행객의 국내 여행 행태 분석과 시사점’에서 1인 여행객 비중이 2013년 4.7%에서 연평균 57%씩 늘어 2015년에는 10.3%로 집계될 만큼 1인 여행자의 수는 증가 추세다.

하지만 이번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 이후, SNS 등에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스태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거나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이어지며 ‘혼행족’들의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오후 10시가 지나면 술자리를 끝내게 하거나 외출을 금지하는 등의 규칙을 만들기도 하고, 여성 여행객들은 SNS를 통해 게스트하우스 선택 요령을 공유하거나 성범죄에서 비교적 안전한 여성 전용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