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 전국공예품대전 대통령상 ‘거창유기공방’

[거창 추천 특산품] 전국공예품대전 대통령상 ‘거창유기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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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 년의 연륜과 장인정신으로 주물유기 전통을 잇는다

장안에서 좀 격이 있다고 소문난 한정식 집엘 가면 도자기는 물론 유기제품을 식기류로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유기제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이 재인식되며 놋그릇을 사용하는 음식점들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우리 생활에서 소원해져 제기, 농악기로나 사용되며 그 명맥을 유지하던 유기가 이제 서서히 현대인의 식생활에 ‘전통의 미’로 파고들고 있다.

‘거창유기공방’(대표 이기홍)은 이런 유기제품의 부활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3대에 걸쳐 90여 년 동안 전통과 경험, 장인정신으로 전통유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1924년 이 대표의 조부 김석이옹(이현호씨의 의부)이 거창읍 서변리에 주물유기 공방을 개설하면서 거창유기공방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것을 이 대표의 아버지 이현호옹이 전수받았고, 1979년 이 대표가 물려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곳의 유기제품들은 방짜재료를 사용해 주물방법으로 제조되며, 특히 고전미와 현대미의 조화로 현대인들에게 전통유기의 아름다움을 재인식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전통유기는 제작 기법에 따라 단조유기와 주물유기로 나뉜다. 단조유기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두드려 늘려 만드는 기법으로 주로 대야·양푼이·요강·징·꽹과리 등의 제조에 사용한다. 그 외 식기·제기·수저 등의 일정한 규격 및 외양을 갖춰야 하는 소품들이나 요철형 제품은 주물방식으로 제작된다.

▲거창유기공방 이기홍 대표

“많은 사람들이 단조유기만을 전통유기라고 인식하고 주물유기는 단조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고 고유의 것이 아니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습니다. 제조방법은 제품의 기능이나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제품의 수준이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인들이 주물유기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그래도 지금은 주물유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며 그는 희망적인 미소를 짓는다. 유기에 대한 이러한 열정과 노력은 그에게 큰 영광을 안겨줬다. 지난 2003년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린 ‘제33회 전국공예품대전’에서 약 6만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그의 ‘단반상기’와 ‘사각찬기’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황동을 이용해 촛대 같은 제품도 만들지만 주로 주방용품을 만들어 연간 4~5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거창유기는 우체국 우편판매와 우리나라 대표 쇼핑몰, 특급호텔, 대기업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번 구입하면 잃어버리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기는 예로부터 ‘유기수저로 식사하면 입병이 없어진다’, ‘유기제품에 미나리를 씻으면 거머리를 말끔히 없앨 수 있다’ 등 자체 살균·소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기의 재료인 구리는 살균효과가, 주석은 소화에 도움을 줍니다.” 이 대표는 유기를 주방에 사용하는 문화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자부심을 보인다.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재료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는 이 대표는 앞으로 여력이 생기면 유기 체험관을 만들 계획이다. 또 나아가 세계로 수출해 우리 유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한다. 자신이 그러했듯이 그는 아들이 옹골진 유기장이 돼 이 가업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표진수 기자 pjs@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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