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100년 장인 양복점’ 배주식 취미테일러 대표

‘100년 장인 양복점’ 배주식 취미테일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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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봉사로 지역사회와 맞춤양복 산업 발전에 기여할 터”

-맞춤양복 국제재단대회 금메달 수상 경력

-고품격 맞춤 양복의 가격 대중화로 다양한 고객 배려

-‘취미테일러’ 부산시 ‘100년 장인 양복점’ 선정

▲왼쪽 개리 후앙 국제로타리 전 세계회장, 오른쪽 배주식 취미테일러 대표
▲왼쪽 히딩크 감독, 오른쪽 배주식 대표

부산 중구 동광동에 위치한 ‘취미테일러’에 들어서자 ‘개리 후앙’ 국제로타리 전 세계회장 사진이 눈길을 끈다. 개리 전 회장이 지난 2014-15 회기에 이곳에서 양복을 맞추고 기념촬영 한 것이란다. 주위를 둘러보자 유력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히딩크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기념촬영 한 사진이 돋보인다.

월간 로타리부산NEWS에서 ‘지역대표에게 듣는다’를 인터뷰하기 위해 지난 10월 8일 국제로타리 총재지역대표 배주식 취미테일러 대표(사진 · 승촌)를 찾았다. 수제 양복 장인답게 세련된 정장 차림으로 기자를 맞이한 그는 젠틀맨의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맞춤양복 세계대회 부산 유치 운동 펼칠 것

▲본지 편집인과 대담 중인 배주식 대표

커피잔을 들자 탁자에는 부산일보에서 특집으로 보도한 “맞춤양복 세계대회 부산 유치 열망”이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와 궁금했다. 그는 “지난 제27회 아시아주문양복연맹 총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구에서 맞춤양복 아시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행사를 하면서 이 세계대회를 부산에 꼭 유치하고 싶은 열망이 간절했다”고 털어놓는다.

배 대표는 부산에서만 40년 넘는 세월을 수제(手製) 맞춤양복 일을 해왔다. 현재 ㈔한국맞춤양복협회의 수석부회장(부산지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맞춤양복 국제재단대회 금메달 수상, 맞춤양복세계대회 심사위원 등의 화려한 경력을 인정받고 대구에서 개최한 아시아주문양복연맹 총회에서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총회는 ㈔한국맞춤양복협회와 대구시가 주최하고 ‘우리의 패션 기술 세계로’를 주제로 열렸었다. 국제 재단기능경진대회, 양복제작 시연 세미나, 국내 · 국제패션쇼, 한복패션쇼, 대학생 패션쇼 등으로 기획된 총회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1개국 2,500여 명이 참석했다.

▲배주식 대표

배 대표는 “이번 총회는 아시아 맞춤양복인들의 기술, 디자인, 패션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특히 부산지역 의상학과 학생을 비롯해 전국의 패션 전공 대학생들이 국제패션쇼를 참관해 의미가 컸다”며 “이번 국제패션쇼에서는 각 나라 대표들이 내년에 유행이 예상되는 남성복과 여성복 트렌드를 출품해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맞춤양복 세계대회는 서울에서만 두 차례 열렸고, 아시아대회도 서울에서 두 차례 열렸다”면서“지역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대구에서 개최됐는데, 우리 부산은 섬유산업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로 경남모직, 조선방직, 한일합섬, 태광산업, 화랑염직 등 국내 굴지의 섬유회사가 부산에서 태동했다”고 주장한다. 부산에 세계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전통 섬유 도시인 부산을 세계에 알리고, 아울러 세계적인 장인들의 기술과 트렌드를 후학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 정치권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정부차원의 협조를 강력히 주문했다.

재능 봉사를 위해 국제로타리클럽에 가입

배 대표는 사업이 안정이 되자 어려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아내로부터 등록금이 없어 대학 진학을 못하는 학생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선뜻 지원해주기도 했다. 정기적인 봉사를 하고자 JC(국제청년회의소)회원으로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나이 제한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지인의 소개로 부산신해운대RC에 가입했다. 창립 2기로 입회한 그는 10주년 때 총무를 맡아 활동했으며, 2010-11 회기에 클럽회장을 역임했다.

“쓰나미가 덮친 그해였는데 일본 자매클럽 50주년이었어요. 기념행사에 참석해야 하는데 원전 방사능 유출을 우려한 회원들이 참가를 꺼려했지만, 자매클럽에서는 이상이 없다며 행사를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연락이 왔었어요. 총무와 함께 회원들을 설득해 22명이 참가해 행사를 빛낸 일이 생각나네요.”

그는 쓰나미로 인해 고통 받고 있던 자매클럽을 위해 회원들의 뜻을 모은 성금 300만 원을 전달한 것이 기억난다고 했다. 그리고 필리핀 마닐라 파라나키RC은 그가 회장 때 자매결연을 맺은 클럽인데 당시 기립박수를 받은 축하 인사말을 떠올렸다.

“6.25 동란 때 필리핀이 우리나라에 도움을 줬는데 부산 UN 묘지에 참전 용사들의 영령을 모시고 있어요, 그분들의 희생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제 우리가 필리핀 국민의 어려움을 돕고자 왔습니다.”

배 대표는 그때 로타리안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배 대표는 본인이 관장하고 있는 부산 10지역의 현안 문제를 회원증강으로 꼽았다.

“우리 지역의 제일 큰집인 부산해운대로타리클럽(회장 강경호)은 현재 30여 명의 회원인데 총재공식방문 때 회원 ‘배가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우리 부산신해운대로타리클럽(회장 전영옥)도 신생클럽 창립을 추진하는 등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해운대신도시로타리클럽(회장 권영태)은 유만 회장이 지구 핵심 임원을 역임하는 등 누구보다 문제를 잘 진단하고 있어 걱정을 안 합니다. 부산마린시티로타리클럽(회장 전진우)과 부산창조로타리클럽(회장 최경희)도 회장 임기 동안 심부름꾼으로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우리 지역 5개 클럽은 금회기 회원 순증강 목표를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클럽회원 간의 우정을 돈독히 함으로써 회원증강이 될 수 있다는 배 대표는 회장 역임 당시 회원증강과 재단기부 등 사업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클럽 회장과 총무를 만날 때마다 “회장 · 총무를 두 번하는 게 아니다. 1년 동안만 미치자. 1년 동안 내 모든 역량을 투자하자. 열정을 가지고 하면 회원증강도, 재단 기부도 목표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로타리리 회원들의 품격을 주장한다.

“로타리안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인격을 갖춰야 합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함으로써 로타리안의 품격은 올라갑니다. 시기와 질투는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요, 로타리안의 품위를 스스로 만들고 지켜야 합니다. 예컨대 복장, 특히 정장 차림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입니다.”

로타리 공식 모임 때는 복장 예의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배주식 취미테일러 대표는

경북 포항이 고향인 배 대표는 18세 때 부산에 내려와 중구 광복동의 맞춤양복점에서 양복재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1986년 취미테일러에 취업해 재단 기능사로 근무하다 1991년 대표를 맡았다. 취미테일러는 71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으로 그의 친척이 경영하다 물려준 것이라고 한다. 그 이후부터 그의 맞춤양복 인생은 승승장구한다. 1991~1992년 한국 남성복 기술경진대회 연속 최우수상, 1999년 한국섬유 맞춤양복 부문 대상, 2015년 국회의장 공로장 등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배 대표는 맞춤양복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

▲배주식 대표

“단 한사람만을 위해 재단을 합니다. 또한 고객의 체형에 맞추고, 스타일에 맞는 색상을 선정해주죠. 물론 고객이 선택하기도 하지만, 전문가의 시각으로 조언을 해줍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고객 스타일에 어울리는 복지와 색상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기성복과 맞춤복의 가장 큰 차이는 수작업과 기계작업이다. 개개인의 체형에 맞추고 선호하는 다양한 색상을 고를 수 있고, 선택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매력이란다.

“맞춤양복이 고가라는 인식은 핸드메이드이고 양복 복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취향에 따라 가격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취미테일러는 기성복 가격으로 맞춤양복을 구입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습니다.”

배 대표는 특히 로타리안의 경우 재능 기부 차원에서 배려코자 한다고 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는 그는 가업승계도 생각하지만 기술 전수가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출가한 딸은 한국해양대학교 해양행정법률학 박사과정을 다니고 있고, 아들은 경상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개성에 맞는 맞춤양복 고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전망은 밝다는 승촌 대표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운영하는 맞춤양복점이 세대별 트렌드에 맞출 수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실무에서 이론을 보완하고자 주경야독으로 동서대학교 패션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수료한 그는 관련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가 익힌 기능을 후학들에게 전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승촌 대표는 부산교도소에서 자원봉사로 직업교육도 하고 있다.

거짓 없이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게 인생관이라는 그는 좀 더 봉사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는다. 부지런하고 친절한 승촌 대표의 꿈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뷰 전병열 로타리부산NEWS 편집인(언론학박사) · 이명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