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승리가 승리했다(?)

승리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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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승리 인스타그램

경찰의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152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100일 넘게 수사를 진행했지만 핵심 인물들의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가수 승리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승리 일행과의 유착 관계가 의심됐던 윤 모 총경은 뇌물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최종적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버닝썬’ 폭행 사건 피해자 김상교(29) 씨가 최초 제기한 클럽 ‘버닝썬’과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간의 유착 관계도 경찰은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김 씨에 대해서는 여성 3명을 성추행하고 클럽 안전요원을 폭행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대한 파장은 온라인에서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4일 승리가 최종 불구속되자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승리가 승리했다’, ‘구속영장 기각’ 등 관련 검색어들이 등장했다. 법원이 빅뱅 전 멤버인 승리와 유리 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버닝썬 사건에 대한 청문회와 특검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버닝썬 불법 향응, 소비, 범죄 가담 VVIP 고객 수사 착수 및 유착 공권력 특검, 청문회를 청원합니다”는 주제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하루 만에 4만 1,000명이 이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버닝썬에서 일어난 범죄 사실에 적극 가담한 VVIP 고객들과 운영자들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한다”면서 “수많은 클럽의 불법적인 수익 구조와 범죄 구조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해온 공권력에 대한 특검 및 청문회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원인은 “경찰 등의 공권력을 동원해 입에 올리기도 힘든 범죄 행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왔다”며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상식적인 국민들에게는 협박과 위협도 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태산명동서일필’ ‘용두사미’로 끝나는가. 다수의 국민들은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주체하기 힘들다고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가 법인가.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면 수사 실력이 이 정도인지 지켜 볼 일이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