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병열 에세이 l 세상에 쓸모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전병열 에세이 l 세상에 쓸모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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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이 없는 자리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류하고. 자신의 특기로 타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존재감을 한 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전병열 정치학박사/수필가

“할머니 오래오래 사셔요.”

“인간 구실도 못 하고 오래 살면 뭘 해, 아무 쓸모 없이 자식들 고생만 시키고, 오래 살라는 말은 욕이야. 그런 말 하지 마.” 곁에서 지켜보던 요양보호사가 웃으며 한마디 거든다.

“할머니가 오래 사세야 저희도 필요하잖아요. 할머니들이 안 계시면 간호사도, 의사도, 병원도 필요 없잖아요. 오래 사셔야 우리도 먹고 살죠.”

요양병원에 계시는 지인을 방문했을 때 옆 병상에서 들려온 이야기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쓰레기가 있어야 청소부도 필요하고, 그들의 수입으로 가족을 부양하잖아요. 쓰레기가 없으면 그 많은 청소부는 어떻게 살아요. 또 손님이 있으니까, 이발사가 필요하잖아요. 그 덕에 우리도 살죠.” 지난 일요일 단골 이발사가 하는 말이 생각났다.

“나이를 먹으면서 종종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무시당하는 것 같아 모임에 나가기도 싫어요.” 주변에서 은퇴자의 토로를 듣기도 한다. 현직에 있을 때 예우를 받던 걸 생각하면 소외감이 들 것 같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우스개로 넘길 수 없는, 의미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만물은 모두 제 역할이 있다.

인간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안고 살아간다. 이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며,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이 만족하지 않을 때는 존재감을 잃게 되고 자존감마저 흔들리게 된다.

그동안 사회생활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살았다는 자부심으로 당당하게 생활하다가 어느 순간에 존재감이 없다고 느끼면 그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면 우리는 자존감을 확고하게 느끼며, 자아를 발전시키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의미를 찾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반면에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우리는 존재감을 잃게 되고 소외감을 느낀다. 존재가 무색해지면, 무시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자기를 무력하다고 느끼면서 심화하면 자칫 우울증이 되기도 한다.

자존감은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더욱 높아진다. 자존감이 높을수록 우리는 타인의 평가에 덜 민감해지고,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자존감이 훼손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면서 자격지심이 들기도 한다.

인생에서 존재감과 자존감은 필수적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사랑하는 감정으로, 자아를 존중하고,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는 마음이다. 자존심이 비교 대상보다 자신을 우월적 위치로 느끼는 감정이라면, 자존감은 자기를 스스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성공적인 삶을 지향하는 하나의 목적이며, 자아 발전과 보람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존재감은 본인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느끼는 감정으로 이는 자신이 살아있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체험하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존재감은 우리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누구인지, 왜 존재하는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성장하게 된다. 자존감과 존재감은 삶의 동력으로 자존감을 통해 존재감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 인생은 자아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존재감이 없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감을 높이도록 노력해 보자. 존재감이 없는 자리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류하고. 자신의 특기로 타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존재감을 한 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대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고 이야기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존재감을 고양할 수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지식이나 취미 등. 자기 계발은 자존감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보잘것없는 하찮은 일도 그만한 존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자. 세상에 쓸모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전병열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