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전통과 업무가 만나다… 안동 ‘종가 워케이션’ 본격 시작

전통과 업무가 만나다… 안동 ‘종가 워케이션’ 본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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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에서 일하고 종가문화를 체험하는 색다른 라이프스타일 제안

【안동】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일도 하고, 전통문화도 배우고.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출장은 없어요.”

7월 2일, 경북 안동 도산면 선성현문화단지. 전통 기와가 고즈넉하게 얹힌 한옥들 사이로 노트북을 켜고 회의에 몰두한 이들이 눈에 띄었다. 양옆으로는 잔잔한 솔향이 감돌고, 멀리 낙동강이 흐른다. 이들이 머무는 곳은 다름 아닌 ‘안동 종가 워케이션’ 참가자들이다.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은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종가문화와 현대의 워케이션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체류형 프로그램 ‘안동 종가 워케이션’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통 유산의 보존을 넘어, 지역 고유 자산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관광·근무 모델을 만들어 가는 시도다.

기자는 이날, 첫 참가팀 중 하나인 ㈜에픽스 관계자들과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도산면의 전통 민가촌에 숙박하며, 옛 관아 건물인 ‘인리청’과 ‘형리청’에서 원격근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집중도가 오히려 더 높다”는 한 참가자의 말처럼, 한옥의 정서 속에서 일하는 색다른 경험이 워케이션의 핵심 가치를 실감케 했다.

‘안동 종가 워케이션’은 단순한 업무 공간 제공을 넘어 지역 고유 문화 체험도 핵심에 둔다. 참가자들은 일정에 따라 종가 음식을 나누고, 안동 전통 가양주를 담그며, 종가가 전해주는 삶의 철학과 예절 교육도 경험한다. 이처럼 일과 쉼, 배움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일정은 현대인에게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오는 12월까지 총 20회 운영되며, 7월에는 7개 기업과 프리랜서 등 76명이 6회차에 걸쳐 참여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종가문화라는 전통적 가치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첫 실험”이라며 “단순 체험을 넘어 일과 삶이 공존하는 공간이 지역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와 업무, 쉼이 만나는 지점. 안동의 ‘종가 워케이션’은 단지 새로운 관광 모델을 넘어, 전통문화의 현대적 확장이라는 과제를 현장에서 풀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