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지금, 이곳에 열두 척의 배가 있다”

“지금, 이곳에 열두 척의 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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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충무공의 얼 서린 ‘열선루’ 중건 완료
김철우 군수 “생활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것”

【보성】이소미 기자 lsm@newsone.so.kr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명량해전 직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나라의 운명을 등에 업고 올린 장계 한 줄. 그리고 그 장계가 쓰인 장소가 바로 이곳, 보성이다. 400여 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군민의 품으로 돌아온 ‘열선루’가 2025년 보성의 역사문화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보성군은 충무공 이순신의 명량 출정을 결단케 한 역사적 장소인 ‘열선루(列船樓)’ 중건을 완료하고, 오는 10월까지 주변 ‘신흥동산 종합개발사업’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날 찾은 신흥동산 현장에는 목재 향이 은은히 감도는 전통 누각이 우뚝 서 있었다. 조선 중기의 대형 누각 양식을 그대로 따르며, 정면 5칸, 측면 4칸 규모에 겹처마 팔작지붕, 기단은 화강석 장주초석으로 단단히 다져졌다. 마치 진주 촉석루, 울산 태화루를 연상케 하는 위용이었다.

이 누각은 단지 건축물이 아니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충무공이 폐군하라는 왕명을 거부하고 민심과 군심을 다잡던 결단의 공간이다. 이후 전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졌던 이 역사 공간은, 2009년 보성초등학교 신축 공사 중 초석이 발견되면서 복원 논의가 본격화됐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열선루는 충무공의 충의와 결단, 그리고 보성군민의 자긍심이 서린 장소”라며 “역사적 상징에 그치지 않고, 군민과 관광객 모두가 자주 찾고 체험하며 살아있는 역사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성군은 단순한 복원에 그치지 않았다. 열선루를 중심으로 ▲호국전시관 ▲잔디광장 ▲전망 휴게공간 ▲산책로 등을 갖춘 생활형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전망을 개선하고 주변 산책로에는 성곽을 조성해 조선 중기 보성의 위용도 함께 재현된다.

또한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선루에서 ‘2025 열선루 통합 축제’를 열고 이순신 장군과 보성의 인연을 되새기며 ‘호국정신’ 계승에도 나선다. 군 관계자는 “군민이 자랑스러워하고, 아이들이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역사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