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성벽 원형 보존… 축성기법 변화 담은 역사적 유산
[유산청]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조선 초기 읍성 ‘서천읍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17일 서천읍성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하고, 30일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천읍성은 조선 세종 연간(1438~1450년경)에 왜구의 침입을 막고 행정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축조된 연해읍성이다. 금강 하구를 통해 내륙으로 접근하는 외세를 방어하기 위해 건립된 이 성은 산지 지형을 활용해 축성되었으며, 성벽 둘레 1,645m 중 약 93.3%에 해당하는 1,535.5m가 현재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성에서는 조선 초기 축성정책의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뚜렷이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1438년 제정된 <축성신도> 기준에 따른 ‘계단식 내벽’과 1443년 이보흠의 건의로 적용된 ‘수직 내벽’ 방식이 동시에 확인된다. 이는 서천읍성이 단순한 방어시설을 넘어, 조선 초기 성곽기술의 과도기적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임을 의미한다.
문헌상 치성(성벽에서 돌출된 방어시설)은 17개소로 추정되나, 현재까지 16개소의 유구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세종 15년 당시 기준보다 더 촘촘한 9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는 등 독특한 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문종실록』에 기록된 바와 같이 성지가 높고 험해 해자 조성이 어렵다는 언급과 달리, 후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해자 흔적과 1.5~2m 간격의 수혈유구 등 다양한 방어 구조가 남아 있어 조선 초기 성곽 건축의 전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서천읍성은 보존 상태가 우수하고, 조선 초기 연해읍성의 축성 기법과 군사·행정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