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건네는 위로, 생명존중 메시지 담은 창작 뮤지컬 다시 무대에
박순영 기자 psy@newsone.co.kr

삶의 끝자락에서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죽고 싶다”는 말이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의 틈을 가른다. 하지만 이 말은 이 무대 위에서 고통의 언어로, 삶을 다시 붙잡는 실마리로 전환된다. 감정 회복과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담은 창작 뮤지컬 ‘메리골드’가 오는 8월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작품은 극단 비유가 주최하고 감정 기반 사회안전망을 연구·운영하는 마인드SOS가 협력하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후원하는 민·관 협력형 공연 프로젝트다. 뮤지컬 무대 위에서 삶의 끝자락에 선 이들이 다시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과정을, 낯선 펜션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다섯 개의 옴니버스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각각의 인물들이 고통을 드러내며 조금씩 마음의 빗장을 풀고, 서로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공공예술로 이어지는 생명존중의 무대
지난 2014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올라온 ‘메리골드’는 생명존중이라는 화두를 일관되게 다뤄온 창작 뮤지컬이다. 올해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선정한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며, 공공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시킨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부제는 공연의 핵심 메시지를 관통한다. 상실과 고립 속에 머물던 이들이 다시금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순간, 예술은 말없이 등을 떠민다.
관객의 마음에 ‘괜찮다’고 말하는 연극
무대를 연출한 극단 비유의 신경혜 연출은 “죽고 싶다는 말이 터부가 아니라, 고통의 언어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한다”며 “‘메리골드’가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머물며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로듀서 이종현은 “이 작품은 예술이 먼저 묻고, 제도와 시스템이 응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하게 한다”며, “단지 감상의 차원을 넘어 회복의 출발점이 되는 무대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공감에서 회복으로, 관객이 오르는 무대
공연과 함께 관객 참여형 오픈마이크 프로그램 ‘마음 ON STAGE’도 준비돼 있다. 공연 관람 후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프로그램은 마인드SOS가 기획했다. 예술적 공감이 정서적 표현과 회복의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 연결 구조는, 관객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심리적 체험을 제공한다.
마인드SOS의 류혜원 대표는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시급한 안전망은 감정과 공감의 언어를 보장해주는 커뮤니티 기반 시스템”이라며 “예술은 고통의 신호를 세상에 꺼내게 만들고, 우리는 그 언어가 끊기지 않도록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절망을 껴안고 다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무대
공연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2시와 6시 30분, 일요일에는 24일 오후 3시, 31일 오후 2시에 각각 진행되며 총 12회차로 구성된다.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출연진으로는 선창용, 서태경, 주승진, 김한길, 황오정, 박인서, 김지은, 박하은 등 탄탄한 연기력과 몰입감을 지닌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작품의 밀도를 더한다.
절망의 끝에서 다시 삶을 말하게 하는 무대, 뮤지컬 ‘메리골드’는 단지 공연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조용한 위로와 단단한 희망을 건네고 있다. 이 무대가, 다시 살아가고 싶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