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명 찾은 개막 주말… 야경과 전통 어우러진 ‘문화의 밤’
[안동] 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달빛 따라 걷다 보면 조선의 시간이 펼쳐집니다.”
안동의 여름밤을 수놓는 대표 야간 행사 ‘월영야행’이 지난 8월 1일, 월영교 일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개막 첫 주말부터 11만여 명의 발길이 몰리며, 낙동강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빛으로 수놓은 월영교와 다채로운 야간 콘텐츠는 관광객들의 밤마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올해 월영야행의 주제는 ‘전통과 현대의 공존’. 국가유산을 단순히 전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중심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새롭게 선보인 ‘월영 보부상’ 행렬. 조선시대 장터를 누비던 상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관광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연신 자극했다.
실제로 행사장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그냥 보는 것보다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 저잣거리를 재현한 ‘월영객주’, 전통놀이 체험존, 인형극 공연 등은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영락식당’이라 이름 붙은 피크닉존과 푸드트럭 거리에서는 밤늦도록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국가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해설과 함께 즐기는 ‘월영夜담, 이황투어’는 사전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역 예술인들의 라이브 공연 ‘Summer Vibe’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으며 행사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오는 7일부터는 임청각을 무대로 한 실경 역사극 「서간도 바람소리」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라,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관광객들의 편의도 놓치지 않았다. 안동시는 행사 기간 주말마다 셔틀버스를 운행해 이동의 불편을 줄였다. 안동체육관과 유교랜드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운행되는 두 노선은, 10~15분 간격으로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체류형 관광객의 증가다. 안동시 관계자는 “단순 관람을 넘어 하룻밤 머무르며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지역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여름 밤, 전통의 숨결과 현대 감성이 어우러진 안동 월영야행. 달빛 아래 펼쳐지는 문화의 향연은 오는 8월 10일까지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