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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마지막 산성…거제도민 힘으로 쌓아 올린 역사 [유산청]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국가유산청이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한 「거제 수정산성(巨濟 水晶山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외세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1873년 조정의 지원 없이 거제도민들이 직접 축성한 조선 후기 마지막 산성으로,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수정산(해발 143m) 정상부를 따라 쌓인 이 산성은 전체 둘레가 약 450m에 달하는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11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의 초축 성벽을 비롯해 고려와 조선 시기에 걸쳐 축조·보수된 성벽이 확인돼, 우리나라 성곽 축조기술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꼽힌다. 성내에는 ‘수정산성축성기’ 비석이 남아 있어 최종 축성 연대가 고종 10년(1873년)임이 밝혀졌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따르면 1871년 김해 분산성 수축 이후 더 이상 성곽 축성 사례가 나타나지 않아, 기록으로 확인되는 산성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의 사례로 주목된다. 산성 내부에서는 창고나 관사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동·서문지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특히 당시 고급 자재였던 석회를 다량 사용한 점은 건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초축 성벽에서는 세장방형 성돌, 바른층쌓기, 원형 집수시설 등 고대 성곽의 축성 기법이 확인돼 6세기 후반~7세기 초 신라의 남해 진출 시기와 방어체계 구축 과정을 밝히는 데 학술적 가치가 크다. 문화재적 가치와 함께 경관적 우수성도 돋보인다. 산 정상에서는 거제평야와 서남쪽 해안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와 역사유적지이자 관광자원으로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청 관계자는 “거제 수정산성은 도민의 힘으로 완성된 희귀한 사례로서 보존 가치가 크다”며 “앞으로도 잠재력 있는 문화유산을 발굴·관리해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