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산과 전설, 치유와 축제로 만나는 진안 여행

산과 전설, 치유와 축제로 만나는 진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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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은 해발 300m 이상의 고원 지대답게 청정한 자연과 깊은 역사, 그리고 특별한 치유 문화를 간직한 고장이다. 웅장한 산세와 신비로운 전설, 수백 년을 버텨온 문화유산, 그리고 홍삼을 테마로 한 축제까지. 진안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역사와 휴식, 치유가 함께하는 종합 힐링 스테이지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말의 귀를 닮은 신비의 산, 마이산

진안을 대표하는 명산 마이산(馬耳山)은 이름 그대로 말의 귀처럼 솟은 두 봉우리가 특징이다.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은 계절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이라 불린다.

조선 성리학자 김종직은 마이산을 두고 “쌍으로 쭈삣한 모양이 말의 귀와 같구나”라며 그 신비한 모습을 노래했다. 여기에 옛 전설까지 더해진다. 하늘로 오르려던 신선 부부가 사람에게 들켜 바위산으로 굳어버렸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숫마이봉은 아이들을 거느린 아버지의 형상, 암마이봉은 고개를 떨군 어머니의 모습으로 전해진다.

또한 마이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타포니(Tafoni·풍화혈) 지형이 발달한 곳으로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탑사에서 은수사를 거쳐 천황문까지 걸어 오르면,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가 갈라지는 신비로운 분수령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신앙이 빚어낸 기적, 탑사와 은수사

마이산의 대표 문화유산은 탑사다. 이곳에는 흙이나 접착제를 전혀 쓰지 않고 오직 돌만으로 쌓아 올린 80여 기의 돌탑이 100년이 넘도록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인간의 간절한 신앙과 의지가 만들어낸 기적 같은 풍경이다.

조금 더 오르면 만나는 은수사는 고려 말 창건된 사찰로, 태조 이성계가 기도하며 조선 건국을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도 은혜로운 물줄기가 흐르는 절은 많은 이들의 소망을 품은 기도의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천황사 남쪽 산 중턱에 서 있는 ‘천황사 전나무’는 사찰의 번영을 기원하며 심었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전나무 중 가장 크고 수세가 뛰어나 학술적 가치가 크다. 전나무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거목은, 진안의 자연과 함께 수백 년을 호흡해온 살아 있는 역사라 할 만하다.

충절의 현장, 웅치전적지

진안은 치열한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호남 진출을 막기 위해 수많은 의병이 장렬히 전사한 웅치전적지가 그곳이다. 지금은 추모비가 세워져 있어 선조들의 희생을 기리고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나라를 지키려 했던 굳은 의지를 전한다.

영혼까지 치유하는 홍삼 테라피, 진안 홍삼스파

마이산 자락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간이 자리한다. 바로 홍삼을 테마로 꾸민 체험형 스파, 진안 홍삼스파다. 동의보감의 근본인 ‘양생(養生)’을 바탕으로 조성된 국내 유일의 홍삼 한방 스파로, 단순한 휴식이 아닌 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과 치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파는 데스티네이션 스파와 퍼블릭 스파로 나뉜다. 데스티네이션 스파에서는 아로마테라피, 스톤테라피, 허브테라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고, 퍼블릭 스파에서는 가족 단위로 음·양풀과 노천 아쿠아존을 즐길 수 있다. 홍삼의 효능을 바탕으로 한 테라피는 여행자들에게 영혼까지 치유되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올해 가을, 진안은 또 한 번 특별한 축제를 준비한다. 2025 진안홍삼축제가 9월 26일(금)부터 28일(일)까지 마이산 북부 일원에서 열린다.

진안홍삼은 해발 300m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자라 일반 인삼보다 약 60일 이상 긴 생육 기간을 거쳐 향이 깊고 조직이 단단하다. 축제에서는 진안군수가 품질을 인증한 홍삼 제품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지역 특산물 장터까지 마련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세계 유일의 부부봉을 지닌 마이산의 기운, 조선 건국의 이야기가 서린 은수사, 그리고 홍삼의 힘이 어우러지는 이번 축제는 가을 여행객들에게 건강과 추억을 동시에 선물할 것이다.

살아 있는 역사와 치유의 고장, 진안

마이산의 전설과 신비, 돌탑과 사찰의 불심, 천년 전나무의 생명력, 의병들의 충절, 홍삼스파의 치유, 그리고 홍삼축제의 즐거움까지. 진안은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역사이자 문화와 치유의 보고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몸과 마음에 깊은 울림과 특별한 회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