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고창 삼태마을숲, 천연기념물로 지정

고창 삼태마을숲, 천연기념물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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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넘게 마을을 지켜온 왕버들 숲… 주민과 함께 기념행사 열려

이소미 기자 lsm@newsone.so.kr

국가유산청이 고창 성송면 하고리의 「삼태마을숲」을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200년 이상 마을을 보호해 온 전통 마을 숲이 국가 차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삼태마을숲은 마을 앞을 흐르는 삼태천을 따라 약 800미터 길이로 형성돼 있으며, 주민들이 바람과 홍수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조성했다. 방풍림과 호안림 역할을 동시에 하며 마을 공동체의 삶을 지탱해 왔다.

이 숲은 국내 최대 규모의 왕버들 군락지로 꼽힌다. 나무 높이 10미터, 줄기 둘레 3미터가 넘는 왕버들 노거수 95주를 비롯해 팽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등 224주의 큰 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풍수적으로도 마을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지켜주는 숲으로 여겨져 주민들 사이에서 신성시되며 보호돼 왔다.

1830년대 이전에 제작된 「전라도무장현도」에도 삼태마을숲이 기록돼 있어, 당시에도 이미 유명하고 상징적인 숲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역사적 기록과 자연적 경관, 공동체적 신앙이 결합된 상징성이 천연기념물 지정의 배경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25일 오후 2시 삼태마을 회관 앞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주민들과 함께 숲의 가치를 기렸다. 행사에서는 고창농악 공연을 비롯해 소개 영상 상영, 지정 경과 보고, 관리단체 지정서 전달, 유공자 표창 등이 진행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삼태마을숲은 주민들의 신앙과 생활이 어우러진 소중한 자연유산”이라며 “앞으로 고창군과 협력해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추진하고, 지역 공동체가 숲을 중심으로 활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