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와 판소리, 두 전통 무대예술이 한 무대에서 만나다
박순영 기자 psy@newsone.co.kr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 전통예술 페스타: 소리, 이야기, 춤’이 지난 9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전주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전주대학교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과 일본 대표 전통예술 기업 쇼치쿠가 공동 주최하고, RISE사업단과 로컬콘텐츠중점대학, 한국일본문화학회 등이 함께 주관했다.
행사 첫날에는 전통예술 강연과 공연이 이어졌다. 일본 가부키 배우 나카무라 우메노와 가타오카 토시야가 참여해 판소리와 가부키의 공통점을 짚으며 소리를 통해 정서를 전하는 두 예술의 의미를 비교했다. 전주대학교 학생들이 가부키 소품과 유카타를 착용해 ‘여성역’ 포즈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돼 색다른 무대 뒤 경험을 공유했다.
오후 공연에서는 가부키 특유의 분장과 의상 착의 과정을 무대에서 재현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선보인 가부키 무용극 ‘등나무 아가씨’는 조명과 의상 전환 연출로 큰 환호를 받았다. 무대 후반에는 판소리 명창 왕기석이 ‘심청가’의 주요 대목을 열창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둘째 날은 학술 발표와 토크 콘서트로 꾸며졌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예술적 대화가 이어지며 학문과 무대가 만나는 교류의 장이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전주대학교는 이번 축제가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쇼치쿠 측 역시 한국 관객들에게 가부키를 선보일 수 있었던 기회를 뜻깊게 여기며, 양국 전통예술 교류의 상징적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895년 창립한 쇼치쿠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예술 기업으로, 가부키를 비롯해 영화, 연극,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피스’와 ‘나루토’ 같은 대중적 IP를 가부키 무대화하는 등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실험을 이어가며 세계 시장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