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부산시(시장 박형준)는 31일 오후 1시 30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이 주재한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 결정(안)’이 최종 통과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정산은 대한민국의 24번째 국립공원이자, 국내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금정산국립공원의 총 면적은 66.859㎢로, 이 중 약 78%인 52.136㎢가 부산 6개 자치구에, 약 22%인 14.723㎢가 경남 양산시에 걸쳐 있다. 금정산뿐 아니라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백양산까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지정은 1987년 소백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37년 만에 ‘비보호지역’이 새롭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로, 국립공원 제도사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타당성조사’(2020~2021)에 따르면, 금정산은 보호구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태적·문화적·경관적 가치를 모두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종 14종을 포함한 1,78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며, 71개의 자연경관과 127점의 문화자원이 분포해 있다. 특히 문화자원 수는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1위 수준이며, 연간 312만 명의 탐방객을 기록해 탐방 수 기준 전국 5위에 해당한다.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논의는 지난 2005년 시민사회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2014년 10만 명 서명운동을 통해 여론이 확산되었다. 2019년 부산시가 환경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으며, 이후 2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시민단체, 전문가, 종교계, 공공부문이 협력해 공론화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2024년) 11월 부산시와 범어사, 금정산국립공원추진본부가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동의 및 상생발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지정 절차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종교계의 협력과 주민들의 이해, 행정적 조율이 맞물리며 이번 국립공원 지정이 최종 확정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탄생한 금정산은 앞으로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고, 부산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생태관광, 환경교육, 문화체험 등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금정산국립공원 지정은 시민의 염원과 공공의 추진, 지역사회의 헌신이 함께 이룬 부산 공동체의 성과”라며 “금정산을 통해 부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도시이자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지역사회와 협력해 탐방로 정비, 문화유산 복원, 생태계 보전, 주민지원사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금정산을 대한민국 최고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