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서산 보원사지·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나란히 국보 됐다

서산 보원사지·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나란히 국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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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석탑 편년 기준 제시…조형미·명문 가치 인정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가유산청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두 석탑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오층석탑으로, 조성 시기와 양식, 불교 조형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기준작으로 평가된다. 특히 통일신라 말기 석탑 조영기법을 계승하면서 고려 석탑의 새로운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구체적인 건립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나, 10세기 중반 고려 광종 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국사 탄문이 보원사에 머물며 광종을 위해 불탑과 불상을 조성했다는 탑비 기록과 함께 석탑의 조영기법과 양식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석탑 조성 시기의 편년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고려 석탑으로 평가된다.

이 석탑은 2층 가구식 기단 위에 5층 탑신을 올린 구조로, 아래층 기단에는 서로 다른 형상의 사자상을 사실적으로 조각하고, 위층 기단에는 팔부중상을 유려하게 새겨 통일신라 조각양식을 계승했다. 옥개석은 낮고 안정적인 비례를 보이며, 고려시대에 새롭게 나타난 치석 수법이 확인된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고려 현종 2년)에 완공된 석탑으로, 탑에 새겨진 190자의 명문을 통해 건립 목적과 시기, 조성 과정이 명확히 밝혀진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명문에는 1010년 착공 이후 수천 명의 인력과 대규모 자원이 동원돼 이듬해 완공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단부에는 안상 안에 십이지신상을 새기고, 그 위에는 팔부중상을 배치했으며, 1층 탑신에는 금강역사상을 조각하는 등 불교 수호 체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구성은 다른 석탑에서는 보기 드문 독창적인 방식으로,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두 석탑 모두 고려 석탑의 조성 시기와 양식을 규명하는 핵심 유산이자, 불교 조형미와 시대상을 함께 보여주는 국보급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 관리 주체 등과 협력해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