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도시 감성과 겨울 산의 매력을 동시에 누리는 스위스 여행

도시 감성과 겨울 산의 매력을 동시에 누리는 스위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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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눈밭으로
숙소는 도시에, 일정은 설경 속으로

겨울 여행의 선택지는 늘 두 갈래다. 도시의 편안함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눈 덮인 자연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스위스에서는 이 질문이 무의미해진다. 숙소는 도시 중심에 두고, 아침이면 기차나 케이블카를 타고 설경 가득한 산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다시 도시로 돌아와 카페와 레스토랑, 박물관을 즐기는 여유까지 누릴 수 있다. 스위스의 도시들은 하나같이 가까운 곳에 ‘겨울 산’을 품고 있다.

썰매를 타고 싶을 때, 눈길 하이킹을 즐기고 싶을 때, 혹은 그저 눈부신 햇살 아래서 겨울 풍경을 바라보고 싶을 때도 걱정 없다.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미 겨울 왕국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취리히에서 만나는 설경 전망대, 취리히: 위틀리베르크(Uetliberg)

취리히:위틀리베르크 전망대

해발 871m, ‘취리히의 지붕’이라 불리는 위틀리베르크는 도시에서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겨울 산이다. 정상에 서면 취리히 시내와 취리히 호수, 리마트 계곡은 물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알프스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이 되면 하이킹 트레일은 자연스럽게 썰매 코스로 변신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다. 정상의 우토 쿨름 전망대는 취리히를 내려다보는 최고의 포인트다. 특히 11월에는 도시를 덮은 안개 위로 산 정상만 떠오르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베르네제 오버란트의 장엄한 겨울, 툰: 슈톡호른(Stockhorn)

툰:슈톡호른

툰에서 바라보는 슈톡호른은 첫인상부터 압도적이다. 해발 2,190m의 이 산은 수직으로 솟은 바위 절벽 덕분에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여유로운 겨울 하이킹 트레일과 함께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의 설경이 시야를 채운다. 고요한 겨울에는 얼음낚시라는 특별한 체험도 가능하다. 바위 안에 뚫린 ‘슈톡호른의 두 눈’ 전망대에서는 아레 계곡과 미텔란트 평원이 숨 막히는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산들의 여왕이 선사하는 겨울 휴식, 루체른: 리기(Rigi)

루체른:리기

‘산들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리기는 접근 방식부터 특별하다. 루체른 호수 유람선과 산악열차를 이어 타는 여정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다. 겨울에는 스키와 썰매, 겨울 하이킹까지 모두 가능하고, 정상에서는 파노라마 트레일이 이어진다. 리기 칼트바트에서는 설경을 바라보며 온천 스파를 즐길 수 있어, 활동과 휴식을 동시에 원하는 여행자에게 더없이 매력적이다. 여유를 더하고 싶다면 마차 썰매 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동화 같은 겨울 숲길, 축: 추거베르크(Zugerberg)

생갈렌:샌티스

단 8분. 퓨니큘러를 타고 오르면 추크 시내 뒤편의 추거베르크에 닿는다. 잘 정비된 겨울 하이킹 트레일은 짧은 산책부터 반나절 코스까지 다양하다. 눈 덮인 숲길은 마치 동화 속 장면처럼 고요하고 아름답다. 2.5km 길이의 썰매 코스에서는 속도감 있는 겨울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알프스를 향해 열리는 전망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구름 위로 오르는 겨울 여정, 생갈렌: 샌티스(Säntis)

생갈렌:샌티스

보덴제 지역을 대표하는 샌티스는 겨울에도 접근이 가능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과 안개를 뚫고 오르면, 햇살 가득한 정상에서 광활한 알프스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날씨가 좋으면 여섯 개 나라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마주할 수 있다. 정상의 레스토랑에서는 현지 식재료로 만든 요리와 함께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보름달 디너나 일출 프로그램 등 특별한 체험도 운영된다.

레만 호수를 내려다보는 설원, 몽트뢰: 로셰드녜(Rochers-de-Naye)

몽트뢰:로셰드녜

몽트뢰에서 출발하는 톱니바퀴 열차는 레만 호수를 따라 달리며 점차 고도를 높인다. 해발 약 2,000m에 이르는 로셰드녜 정상에서는 몽블랑부터 아이거까지 이어지는 알프스의 대서사시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설원과 숲, 마을을 지나 정상에 도착하면 연령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겨울 레저가 기다린다. 이 열차는 사계절 내내 운행돼 언제든 찾을 수 있다.

베른 근교의 숨은 겨울 왕국, 베른: 간트리슈(Gantrisch) 지역

리기 칼트바트:온천스파

베른에서 가까운 간트리슈 자연공원은 겨울 스포츠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특히 쾨니그슬로이페 크로스컨트리 스키 트레일은 꿈의 코스로 불린다. 크로스컨트리 루트를 따라 달리면 간트리슈 산의 능선이 끝없이 동행한다. 산정 호수와 숲길, 작은 마을과 수도원 유적까지, 이 지역은 활동과 사색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스위스-취리히

도시의 편안한 숙소에서 하루를 시작해, 설경 속 산에서 겨울을 만끽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여행. 스위스에서는 이 모든 것이 하루 일정 안에 가능하다. 겨울에도 여행의 리듬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도시와 눈밭을 잇는 스위스의 겨울 산은 가장 세련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