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왜 중요한가?

[기고]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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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눈으로 보기

글 I 이유직 교수(부산대학교 조경학과)

오늘날 도시계획은 더 이상 건축과 도로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기반은 ‘흐름’과 ‘관계’, 그리고 ‘경관’이라는 보다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차원에서 새롭게 구성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기존의 형태 중심 도시계획에서 벗어나, 도시 구조를 생태적 기반과 경관의 흐름 위에서 다시 조직하려는 패러다임이다. 도시를 하나의 살아 있는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이 관점은 단지 이론을 넘어 현실의 도시계획 방식에 변화를 촉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조성은 단순한 공원 조성 사업이 아니다. 우리나라 도시계획의 새로운 전환점을 상징하는 실천적 실험이자 경관 중심 도시계획을 제도화하려는 중요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낙동강하구는 하천, 철새도래지, 기수역 등 서로 다른 생태계가 만나는 경관 복합체다. 이런 지역은 전통적인 도시계획 방식보다는 경관을 기반으로 한 설계와 관리가 훨씬 더 적절하다. 만약 이곳이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된다면, 이 공간은 단순히 도시 안의 자연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공공 인프라로서 작동하게 될 것이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공원과 녹지를 단순한 조경 요소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열섬 완화, 기후탄력성 증진, 빗물 순환 조절, 생물다양성 확산과 같은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그린 인프라로 간주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국가도시공원은 단순히 자연을 지키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 회복력(resilience)을 실현하는 핵심 전략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 접근은 장소를 만드는 것보다, 그 장소가 시간을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 가는가에 주목한다.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은 지난 25년간의 시민운동에서 출발해, 법 제정과 제도 개정, 정책 연구와 행정 체계 구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 속에 위치한다. 이러한 흐름은 다층적 거버넌스의 실현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은 국가, 지자체, 전문가, 시민사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의 플랫폼이자 결과이다. 250여 개 시민단체가 함께 구성한 ‘범시민추진본부’가 공원의 비전과 정당성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일방적인 개발 방식이 아니라 시민 참여형 도시조경 계획의 진일보한 모습이다. 또한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은 부산신항과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대규모 인프라 사이에서 산업과 생태, 기술과 경관이 공존하는 도시 공간의 재생 전략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부산은 이 과정을 통해 포스트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경관을 매개로 실현하는 사례로 주목받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국가도시공원이 지향하는 바는 도시의 미래세대를 위한 경관유산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대도시 한가운데 조성된 대규모 공원은 단순한 여가 공간을 넘어 시대의 정신과 도시 문명을 담아온 상징적 경관으로 기능해 왔다. 낙동강하구 역시 그러한 유산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은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서 도시생태 구조의 전환, 공공성의 회복, 시민 참여에 기반한 계획 체계의 제도화라는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낙동강하구는 그 중심에서 도시의 미래를 경관으로 다시 쓰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